롯데그룹이 각 유통 계열사 가전유통 사업부문을 `하이마트`로 몰아주는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추후 롯데그룹 가전유통 부문은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온라인쇼핑몰` 모두 하이마트가 책임지며 계열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기존 유통계열사의 가전 부문에 하이마트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한지 1년이 경과하면서 본격적인 가전사업 부문 시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는 내수 가전유통 1위 사업자로,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면세점 등 각 채널별로 구분돼 있는 기존 롯데 유통 계열사들과 충돌없이 잘 조화될 수 있는 사업구조”라며 “롯데그룹의 가전유통 사업 정비가 하이마트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주말부터 자사 온라인쇼핑몰 롯데아이몰(www.lotteimall.com)에 롯데하이마트 코너를 신설하고 6000여종의 롯데하이마트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롯데홈쇼핑은 롯데하이마트 상품 입점을 통해 온라인 가전 시장의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1개소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강점인 전국 익일 배송 서비스로 고객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온라인 판로를 확장하는 한편 고객 접점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전매장 입점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연말까지 기존 롯데마트의 `디지털파크` 15개를 모두 `하이마트`로 대체한 데 이어 올해는 주요 거점 30여개 롯데마트에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경쟁력을 갖춘 가전유통을 마트내 입점시키면서 다른 대형마트 대비 비교우위를 꾀한다. 하이마트 역시 전국 주요 도심 상권에 매장을 확보하는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하이마트가 롯데백화점으로도 연내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에서 가전 판매는 큰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다. 롯데백화점에 `하이마트` 브랜드로 매장을 대체할 경우 임대수익을 얻으면서 최고의 디지털가전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다. 하이마트는 프리미엄 가전제품 고객과의 마케팅·영업 기회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하이마트의 롯데백화점 진출은 롯데마트로 이전작업이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가전 유통사업을 몰아주면서 롯데하이마트의 전반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로드숍 이외에 다양한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확보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삼성·LG같은 제조사들과의 제품 구매 협상에서 보다 강력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홈쇼핑 등은 최고 인지도를 갖춘 가전유통 전문회사를 입점시키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전통적으로 수익이 낮은 가전유통 사업을 계열사에 위탁하면서 내부 효율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