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수 우주기술진흥협회장은 48세에 창업했다. 지금 그는 AP위성통신과 AP우주항공 두 회사를 경영하고있다. 류 회장은 늦게 사업을 시작한 것이 사람들과 ‘관계 맺기’에 더 유리했다고 회고했다. 혈기 왕성한 젊은시절보다 다소 나이가 들어서 사업을 시작해 인간관계를 경솔하게 보지 않았던 것이 창업에 실패하지 않았던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발족한 우주기술진흥협회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우주기술진흥협회는 사실상 국내에서 우주 연구를 처음 시작한 항공우주연구원이 생긴지 25년만에 생겼다. 그동안 우주 관련 기업과 기관들만 모여 협회를 만든 적은 없었다.
류 회장은 “협회가 다소 늦게 시작하는 것도 장점이 많다”며 “남이 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주기술진흥협회는 오히려 다른 국가들이 한 실수를 피해서 짧은 시간에 우주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했다.
우주기술진흥협회는 향후 5년 안에 우주 산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류 회장은 우주 관련 기업끼리 ‘우주산업 땅따먹기’가 아닌 ‘파이 키우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원래 만나면 서로 싸우고 경쟁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업끼리 소통을 잘하게 해서 우주 산업 분야는 서로 빼앗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적극적으로 개척할수록 영토가 커지는 산업이라는 것을 인지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우주 산업은 소량다품종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주산업은 강소기업이 나올 수 있는 분야라고 확신했다. 류 회장은 “우주개발 국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주산업은 강소기업 육성에 시금석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동안 대기업들이 몰락해도 버티는 이유는 강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요즘 국내 대기업 매출 감소가 커지고 있다”며 “상장기업 영업이익률이 2011년 5.3%에서 2012년 4.8%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우주 분야 강소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우주 산업에 초점을 맞춘 지원책을 펴서 급속도로 우주산업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우주 산업도 아직 초기인만큼 프랑스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국내 우주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0.1%가 되지 않아 우주산업을 키우는 일이 부담되지만 회원사 의견을 조율하고 정부에 잘 전달해 우주기술진흥협회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