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자동차 개조의 세계

벤츠 차량을 튜닝한 모습.
벤츠 차량을 튜닝한 모습.

우리나라는 자동차 개조(튜닝)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불빛이 요란하거나 굉음을 내는 차만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튜닝을 잘못하면 큰일이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이른바 ‘정품주의’다. 제조사가 내놓은 정품만 안전하고 그 외의 것은 모조리 위험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이 어디서부터 형성됐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 성장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와 달리 자동차를 만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튜닝 산업이 활성화돼 있다. 튜닝 산업이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으로 연간 32조원 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웃 일본도 14조원대로 세계 2위 규모다. 독일과 프랑스도 5조~6조원 크기의 튜닝 시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계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5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짐작만 할 뿐이다. 정부 관계자가 “껌 시장보다도 작다”고 한탄할 정도다.

튜닝도 제대로 하면 차의 가치 자체가 달라진다. BMW 528은 4만7800달러지만 M5로 개조하면 9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린다. 몇 만원짜리 번쩍거리는 경광등을 달거나 찢어질 듯한 배기음을 내는 국내 튜닝 시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양지와 음지의 차이이기도 하다. 차를 개인 취향에 맞게 고쳐 사용할 수 있도록 진작부터 허용했던들 국내 튜닝 산업이 이 지경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전에 대한 염려가 있다지만, 그렇다면 외국에서 그토록 튜닝 산업을 성장시키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다행히 정부가 규제를 대폭 푼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자동차 튜닝은 크게 엔진 성능 향상(Power-up), 주행 성능 향상(Performance-up), 외관 및 편의장치 개선(Dress-up) 세 부문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안전과 크게 관계가 없는 드레스 업에만 초점을 맞춰왔으나 앞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파워 업, 퍼포먼스 업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워 업에는 엔진이나 전자제어장치(ECU) 등 민감한 부분을 개조해 엔진 성능을 극대화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미국은 이마저도 완전히 풀어주고 있는데, 문화와 시장 상황이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까지 허용할지 의문이다. 향후 튜닝 차량 사고 시 책임 범위와 부품 인증 방식 등을 두고 다양한 갈등이 예상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