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웹툰 "눈물 흘린 첫 해외 독자 만나러 뛴다"

“2007년 조석 작가가 첫 사인회를 열었어요. 생각보다 너무 많은 팬이 와서 저희도 놀랐는데 부산에서 온 팬 한 분이 긴 줄에 사인을 못 받을 거 같다고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이때 처음으로 네이버 웹툰173이 잘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해외에 진출한 웹툰의 첫 번째 목표도 비슷해요. 현지에서 작품을 보고 눈물 흘리는 첫 번째 독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셀장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셀장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셀(Cell)장은 콘텐츠로 해외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한 웹툰이지만 해외 시장 공략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작가와 작품을 믿고 작은 시도와 실수를 반복하며 서비스를 가다듬는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달 초 세계 시장을 겨냥한 ‘라인 웹툰’을 선보였다. ‘노블레스’와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등 네이버웹툰 인기작 다수를 영어와 중국어로 선보였다. 웹툰을 알리는 첨병은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다. 라인 패밀리앱으로 현지에서 서비스를 알린다. 라인으로 로그인하고 ‘좋아요’를 누르면 지인 타임라인에 노출되는 등 라인 후광효과를 단단히 얻는다.

라인의 든든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긴 호흡으로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이유는 시장 환경이 나라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웹툰이 국내에서 생활 콘텐츠로 자리 잡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해외 역시 일회성이 아닌 생활 콘텐츠로 자리 잡아야 하는 만큼 당장 성과보다는 사용자 확대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김 셀장은 “국가마다 만화가 가진 위상, 독자 성향, 네트워크 환경 등이 모두 다르다”며 “현재는 타깃에 따른 접근법을 찾는 단계로 열심히 시도하고 실패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웹툰은 사실상 국내에서 탄생해 국내에서 성장했다. 해외 시장에 맞춘 현지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과 미국, 중국에서 히트할 작품이 다르다. 어떤 권역에서 어떤 작품이 통할지 분류하는 것이 첫 번째 현지화 노력이다. 국내 작가와 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것과 함께 현지 작가 발굴에도 힘쓴다. 현지 작가에게 국내 작가를 연결시켜주고 웹툰 제작 노하우를 전수한다. 김 셀장은 “작품 콘셉트부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컷 간격, 폰트 사이즈까지 구체적인 노하우를 전한다”며 “요일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터치 스크롤 기능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현지화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셀장은 “한국에서 성장한 웹툰이 글로벌에서 통하는 경쟁력 있는 포맷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네이버나 라인이 아닌 작가와 작품을 믿고 서비스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