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거점병원인 지방의료원, 상당수가 정보화 환경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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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중심 병원으로 소외계층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고자 설립된 지방의료원 상당수가 전자의무기록(EMR)도 없는 열악한 정보화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작업으로 환자접수와 진료를 처리하는 등 병원 업무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져 지방의료원의 재정악화 원인이 되고 있다.

29일 병원계에 따르면 전국 33개 지방의료원과 5개 적십자병원 중 EMR을 갖춘 곳은 서울의료원 등 7곳에 불과하다. 청주의료원 등 7곳과 서울·인천적십자병원은 올해 EMR시스템을 구축한다. 19개 지방의료원과 3개 적십자병원은 EMR 구축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EMR을 갖추기 못한 지방의료원은 환자 접수를 받는데 20장 이상의 신청서를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한다. 행정 인력이 일일이 수기로 기록, 환자 한 명을 접수하는 데 상당 시일이 소모된다. 수기로 기록된 환자 내역은 다시 간호사나 의사 등 의료진에 의해 컴퓨터에 입력된다.

종이 차트를 사용함에 따라 영역별로 연계한 진료가 어렵고 환자 진료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지방의료원 의료진은 “전자 차트가 아닌 종이 차트로 진료가 이뤄지니 체계적인 진료관리가 안 된다”며 “자칫 부주의하면 의료사고가 발생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지방의료원 정보화 환경이 열악한 것은 무엇보다 예산 부족 때문이다. 지방의료원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산하로 해당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받아 사용한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국비를 지원받아야 한다. 지자체 예산만으로 정보화 프로젝트를 완료한 곳은 서울의료원과 부산의료원뿐이다.

정부 예산을 받아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가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지만 국가 예산의 한계로 매년 한정된 대상만 진행한다. 지난해 대구·포항·안동의료원이, 올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을 비롯해 청주·공주·홍성·남원·마산·서귀포의료원이 정보화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6개 지방의료원이 EMR 구축에 나선다. 보건복지부 산하 적십자병원 중에서는 서울과 인천적십자 병원만 EMR을 구축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방의료원의 정보화 수준이 열악한 것은 예산 부족도 원인이지만 정보화 인식이 부족한 것도 이유”라며 “지역 서민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이려면 거점병원인 지방의료원의 정보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방의료원 정보화 추진 현황 자료:지방의료원연합회>


지방의료원 정보화 추진 현황 자료:지방의료원연합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