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저작권법 개정, 구글세(google tax) 매긴다

스페인 정부가 ‘구글세(google tax)’로 불리는 뉴스 저작권 사용료 징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3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구글세는 구글 뉴스나 야후뉴스와 같은 포털사이트에 기사의 링크나 내용 일부가 게시됐을 경우, 언론사가 포털에 사용 저작료를 청구할 수 있는 법안이다. 스페인 정부는 자국 언론 산업의 보호를 법안 통과 기치로 내걸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장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장관

구글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구글 측은 “오히려 구글 뉴스는 각 언론사의 트래픽을 늘려주는 지대한 역할을 해왔는데 사용료 지불이라는 조치가 당황스럽다”면서도 “일단 새로운 법안을 면밀히 검토해보고 구글도 대응책을 만들어 스페인 언론사와 지속적인 업무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구글은 일반적인 기사에 대해 언론사에게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한 적이 없다.

법안통과로 스페인은 구글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청구하게 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전망이다. 통상 구글에서 뉴스를 검색하면 제목과 기사 일부 그리고 기사링크가 나온다. 구글세는 구글뉴스에서 노출되는 이 세 가지 항목에 대한 사용료를 청구한다는 조치다.

새로운 저작권법은 2015년 1월 스페인에서 시행되며, 구글이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최대 60만유로(약 8억원)까지 벌금을 물게 된다.

일단 구글이 출발선을 끊었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사용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여러 외신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해설

구글세는 구글이라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인 유럽 언론 사이의 알력관계를 보여준다.

특히 구글세 부과를 골자로 한 이번 법안은 포털과 유럽 언론사간의 공생관계가 틀어진 유럽 언론환경을 대변한다.

일반적으로 언론사는 구글에서 자사 홈페이지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무시하지 못한다. 트래픽 수는 광고 단가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언론환경도 어려워져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광고 수익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 정부의 결정도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언론사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구글이 언론사 트래픽 증가에 도움을 주는 측면과 별도로 정당한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얘기다.

스페인 정부의 구글세 도입을 유럽의 ‘반구글정서’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구글정서의 중심엔 ‘저작권 문제’가 있다. 저작권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스페인을 시작으로 한 뉴스 콘텐츠 사용료 부과 정책이 다른 유럽연합 나라에도 영향력을 미칠 지 주목되는 이유다.

구글은 유럽 검색 엔진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절대 다수 네티즌은 구글을 통해 기사를 접한다. 언론사 홈페이지로 바로 접속하기보다는 압도적으로 포털을 거쳐 가다 보니 구글은 뉴스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입지가 막강하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