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사업에 한국형 분할발주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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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발주 형식의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을 설계와 개발단계로 나누어 발주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침체된 IT서비스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단계 하청구조에 시달리는 중소SW 업계의 시장여건도 개선한다는 주장이다.

공공SW사업에 한국형 분할발주 도입해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최근 ‘IT서비스산업 생태계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발주방식을 개선해 IT서비스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산업은 그룹 관계사 간 거래 비중이 높은 구조적 한계로 부실한 대가산정 기준, 불명확한 기획설계, 다단계 하도급 관행 등이 발생했다. 중견, 중소기업은 IT서비스시장 대부분이 그룹사 내부거래로 진행돼 대형 IT서비스기업과 경쟁하지 못하고 하청관계로 참여하는 현실이다.

특히 공공 SW사업 발주는 일괄발주가 주를 이뤄 기획·설계단계와 구축·개발단계가 동일한 업체에 의해 수행된다. 설계 전문 고급인력 양성이 미흡하고 SW 품질저하 등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연구소는 악순환의 고리를 푸는 해결방안으로 기획과 설계단계를 구축과 개발단계의 사업과 분리해 배타적으로 발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일본의 선진사례를 분석한 뒤 국내 환경에 적용가능한 ‘한국형 분할발주’ 모델을 제안했다. 국내 발주환경을 고려해 사업장기화 우려가 없고 기획과 설계 단계에서 전문 컨설팅 기업이 업종별 전문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면서 성장하는 2단계 분할발주 구조다. SW 분석·설계단계(기본설계까지)와 상세설계∼개발·테스트 단계(구축단계)로 분할해 발주한다. 이는 전체 사업에서 SW도입 사업만을 HW에서 떼어 발주하는 분리발주와는 전혀 다르다.

구체적 분할방법으로 1단계사업은 비즈니스요구분석, 정보기술구조의 정의, 응용모델의 정의, 시스템기본설계 등이다. 2차 사업(개발사업)에 대한 제안요청서(RFP)를 작성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2단계는 상세설계·코딩·시험·통합·구현·인도가 포함된다.

연구소는 “이 같은 발주는 설계·개발이 다른 기업에 의해 수행돼 분할된 기획과 개발의 기술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행 기획·설계를 담당했던 기업이 2단계 사업 PMO로 활동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발주자협의회의에 따르면 분할발주로 재작업비율(40.3%→2.2%), 공기준수율(65.8%→81%), 품질만족도(44%→70%) 등 전반적 측정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

분할발주 시행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했다. 내년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관련 프로세스, 운영지침 등을 마련, 2016년부터 분할발주를 전면 확산할 것을 제안했다.

동시에 관련 법제화 필요성도 주문했다. 현행 SW산업진흥법 제20조에 ‘세부적인 요구사항…’ 부분을 ‘기능단위로 계량화’로 개정하고 국가계약법과 총사업비관리지침 개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