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공간정보 소프트웨어(SW) 국산화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0%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의 지리정보시스템(GIS) 엔진이 국산SW로 대체된다. 정부는 상반기까지 KLIS 적용을 위한 공간정보 SW 대상 품질인증 평가 시설과 절차를 마련, 하반기부터 실시한다.
국토교통부는 KLIS 고도화 사업에 적용할 국산 공간정보 SW 품질인증 세부기준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대한지적공사 공간정보연구원을 품질인증기관으로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품질인증을 획득한 국산 공간정보 SW가 탄생하면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KLIS 고도화 사업에 적용한다.
SW 품질인증 대상 기업은 지난해 초 SW국산화 선도업체로 지정된 유비스트·지노시스템·지오투정보기술과 티맥스데이터다. 선도업체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SW품질인증 평가를 희망하면 SW 품질인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품질인증을 획득한 국산 SW를 활용, KLIS에 적용된 외산 SW인 에스리(ESRI)의 아크GIS와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대체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는 KLIS에는 외산 제품인 아크GIS와 오라클 DBMS가 적용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산 공간정보와 DBMS SW 품질인증 제도는 외산SW에 의존하는 정부 공간정보시스템을 국산화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지자체별 KLIS 고도화 사업과 맞물려 국산SW 도입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국산SW의 수출 촉진도 기대한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는 공간정보시스템에 국산 GIS SW가 표준으로 적용, 외산SW를 대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국산 공간정보 SW에 대한 품질을 인정,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 도입도 최초다.
공간정보시스템의 핵심 SW인 GIS 엔진은 전체 95% 이상, 공공기관은 100% 가깝게 에스리의 아크GIS에 의존한다. DBMS도 90% 이상이 오라클 DBMS가 적용돼 있다. 외산SW 적용으로 국산 SW 대비 높은 유지보수 비용과 관리 절차가 복잡하다.
그러나 최근까지는 외산SW를 대체하고 싶어도 대체 적절한 국산 공간정보 SW가 없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KLIS 고도화 사업에 맞춰 외산SW를 대체할 국산SW 육성 정책을 추진했다. 당초 10개 제안업체 중 4개 선도업체를 선정, KLIS와 표준 연동 테스트를 진행했다. 품질인증 제도 도입을 위한 기준안도 마련했다.
품질인증기관으로 지정된 공간정보연구원은 오는 3월까지 관련 시설을 모두 갖춘다. 국토부 현장 실사를 거쳐 인증평가가 시행되면 하반기에는 첫 품질인증 제품이 나온다. 해당 제품을 가지고 KLIS 적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국토부 계획이다.
향후 전국 지자체의 KLIS GIS 엔진을 국산으로 교체하면 약 250억원 규모의 수입 대체효과가 기대된다. 공간정보유통시스템, 행정정보일원화시스템 등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간정보시스템 수출 사업과 연계, 국산 GIS엔진의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산 GIS 엔진과 DBMS SW가 국제적인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