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주도로 드론 사업 쑥쑥... “올해는 드론, 그 시작”

일본에서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이 각광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드론 산업을 챙기면서 올해가 ‘드론 시대를 여는 첫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드론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데다 전자공학과 로봇 산업에 이어 드론 산업을 차기 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우선 아베 신조 총리는 직접 ‘로봇혁명실현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는 산업계가 드론을 쉽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전파법, 항공법 개정작업을 담당한다. 지역산업과 연계해 드론 산업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업계 의견도 수렴 중이다. 도쿄 권역이나 이 밖의 대도시에 전략특구를 만들어 드론 산업 시험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1년 쓰나미와 원전 사고가 터졌던 후쿠시마 지역도 상당부분 규제를 완화해 로봇과 드론의 현장 테스트 지역으로 삼는다.

노마쿠치 타모츠 로봇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세계 드론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드론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향후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시장을 베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로부터 배우고 보다 나은 것을 창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에서 드론에 대한 항공법적 규제는 공항에서 최소 9km 떨어진 지역에서 드론을 비행시키되 고도를 상공 150m 이하로 제한하는 게 유일하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난 1980년대부터 드론을 농업 분야에 접목해 왔다. 야마하가 일본 농림부 의뢰로 만든 무인 항공기 ‘야마하(Yamaha) R-50’이 농작물에 농약을 뿌리는데 사용되고 있다. 현재 2500개 이상의 농업용 드론이 시장에 보급됐으며 드론을 이용한 비료와 살충제 살포 비율은 전체의 40%에 육박한다.

산업계에서도 자사 서비스와 연동해 활용하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야마하는 최근 자사 드론 기술을 일본 국경을 순찰하거나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을 점검하는데 적용하기 위해 적당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리코(Ricoh)는 향후 자사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드론을 활용한다. 기존 자사 디지털카메라를 드론에 붙여 여러 농작물이 현장 조사에서 잘 자라는지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보안 업체 세콤(Secom)은 이번달 감시용 드론을 포함한 신규 보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감시용 드론은 외부인이 침입해 경보음이 울리면 운행하기 시작해 외부인은 물론 주변 상황을 사진으로 찍는다. 회사는 또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사용될 보안용 드론도 고안 중이다.

세계 두 번째 건설용 중장비 업체 코마츠(Komatsu)도 건설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 건설(Smart Construction)’ 계획의 일부로 드론을 활용한다. 공사에 들어가기 전 드론으로 작업 부지를 조사하고 해당 지역에 세워질 건물을 3차원(3D) 디지털 이미지로 만든다.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업체들도 있다. 패션 신발 제조사 크록스재팬은 최근 드론으로 신발을 직접 고르는 세계 처음의 ‘공중 스토어’를 도쿄에 오픈했다. 고객이 아이패드에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드론이 진열대에서 고객이 고른 신발을 직접 가져온다.

일본에서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이 각광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드론 산업을 챙기면서 일본 드론 업계에선 올해를 ‘드론 시대를 여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신발 제조사 크록스재팬의 도쿄 매장에서 드론이 신발을 골라 가져오고 있는 모습. <사진 : 도쿄(일본)=로이터>
일본에서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이 각광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드론 산업을 챙기면서 일본 드론 업계에선 올해를 ‘드론 시대를 여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신발 제조사 크록스재팬의 도쿄 매장에서 드론이 신발을 골라 가져오고 있는 모습. <사진 : 도쿄(일본)=로이터>

시장조사업체 리포트앤리서치는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22만달러에서 2020년 12억7000만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