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개혁 ‘양’ 대신 ‘질’ 중심으로 전환

정부가 규제개혁 초점을 ‘양’이 아닌 ‘질’에 맞춘다. 건수 채우기에 급급했던 지난해 부처별 규제개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올해는 핵심 규제 해소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각 부처에 규제개혁 핵심 과제를 이번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국조실은 이를 취합·검토해 규제개혁종합계획을 마련하고 다음 달 초 개최되는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국조실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치화된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조실은 지난해 경제부처 12%, 사회부처 8% 규제개혁 목표를 일괄 적용했다. 하지만 부처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원성이 높았던데다, 실제 목표 달성에도 크게 못미쳐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부처별 핵심 규제개혁 과제를 선정해 이행 결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임기내 규제 20% 감축이라는 중장기 목표 달성은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는 부처별 규제개혁 과제와 함께 최근 각광을 받는 핀테크 등 융합산업 관련 규제 해소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이 아닌 질 중심의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정부 부처 담당자는 정책방향 변화를 환영했다. 건수 중심 평가 때문에 불요불급한 규제 해소에 매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실제 사회에 파급력이 있는 규제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지난해 규제개혁 추진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은 대부분 공감하는 상황”이라며 “건수가 아닌 핵심규제 위주로 개혁을 추진하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정책 추진으로 다소 주춤했던 규제개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다. 정부는 지난해 두 차례 규제개혁장관회의와 규제기요틴 민관 합동회의 등으로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푸드트럭 같은 실패 사례가 나오고, 경제 활성화 등 새 사회 이슈가 제기되며 동력을 잃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작년 큰 관심을 받았던 규제개혁이 요즘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달 열리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다시 규제개혁 분위기가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