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지의 모던마케팅 원포인트 코칭]<11>세일즈 교육이 달라야 하는 이유

임수지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젼 부사장
임수지 에머슨대 교수·트라이벌비젼 부사장

“세일즈 피플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근래 자주 제기된다.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고객 스스로 제품 정보를 구하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옷이나 액세서리, 책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심지어 고가 자동차조차도 온라인에서 구입한다. 데비드 미어맨의 “세일즈 앤드 서비스의 뉴 법칙”에 따르면 텔사 모토사의 최하 7만달러 이상 되는 자동차가 온라인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고객이 직접 차종 및 색깔 등을 선택하고 배달을 시킨다.

마케팅 오토메이션 플랫폼 기능이 점차 발전되면서 세일즈 사이클 70-80% 이상이 자동(세일즈 피플 도움이 전혀 없이)으로 이뤄지고 있다. 모던 디지털 마케팅 시대에서 세일즈와 마케팅에 대한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졌다. 제품 구매 과정에서 파워가 전적으로 바이어에게 넘어간 오늘날, 더 이상 발로 뛰던 기존 세일즈 방식이나 행위에 치중된 테크닉으로 현상 유지도 어렵다. 모던 디지털 마케팅에서 세일즈맨 역할과 범위는 무엇인가? 효과적인 세일즈를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네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보자.

첫째, 세일즈는 ‘파는(sell)’ 것이 아니라 ‘구매(buy)’를 도와주는 것이다. 세일즈 마인드를 버리면 세일즈가 더욱 왕성해 진다. “모던 세일즈 전문가는 파는 사람이 아니다. 비즈니스인으로서 전문 인사이트를 통해 사람의 구매 과정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질 로우리(Jill Rowley) 오라클 소셜 셀링 영업 책임자의 말이다. 그는 무수히 많은 오라클 세일즈맨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세계에 대응하는 교육했다. 그는 잘 영업할 수 있도록 교육하지 않고, 잘 구매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중점에 뒀다. 어떻게 고객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어떤 리소스 활용도 고객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집중했다.

둘째, 전략적 세일즈를 위해서는 구매 과정(buying cycle)에 대한 파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분석적 마인드는 물론이고 마케팅 부서와 전략적 시너지 또한 매우 중요하다. 질 로우리는 “기업은 세일즈맨 교육시 바잉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고 고객 구매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구매 과정에서 무엇이 고객 결정에 동기를 부여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어가 구매 과정의 어떤 시점에 있는지 알게 되면 요구를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에 맞춰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된다. 일방적인 혹은 천편일률적인 홍보 방식보다 효과적인 세일즈가 이뤄진다. 오늘날 세일즈 교육이 마케팅 교육으로 흘러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장 세일즈 경험을 통해 테크닉을 익히는 것이 기존 영업 방식과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통해(특히 전문적인 B2B 시장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고객이라면) 이러한 세일즈 트레이닝 포인트는 더없이 중요하다.

셋째, 모던 마케팅 시대에서 세일즈를 유도하는 것은 정보이다.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팔려는 마인드가 아닌 “퍼블리셔(publisher), 즉 정보를 제공하는 마인드”로 바뀌어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역할과 파워가 극대화되면서 CDO(Chief Digital Officer)가 등장하는 기업이 늘었다. 초기 정보 수집 단계부터 개인 요구에 맞춰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하다. 가령 마케팅 부서에서 제품의 활용적인 측면을 성공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백서같은 마케팅 ‘자원(에셋)’이 산업별, 타깃별로 다양하게 확보되면 세일즈로 전환시키기 위한 정보 제공 과정에서 매우 다양하고 유용하게 사용된다. 데이비드 미어맨의 저서 ‘뉴 세일즈 앤드 서비스 법칙’에 따르면, 오라클 기업은 영업팀 교육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정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노력했다. 오라클 자료만 공유한다면 바이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유익한 정보가 링크드인이나 트위터를 통해 공유 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한 것이다. 이때 소셜 마케팅은 바이어를 잘 선정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도구일 뿐이다. 결국 관계 형성의 주체는 여전히 기업의 몫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세일즈에 집중된 홍보 마인드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넷째, 기업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날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반에서 세일즈는 비단 세일즈맨에게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구매자가 스스로 정보를 구하고, 기업이나 제품에 만족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와 즉각적인 소통을 통해 모두가 구매 과정에 가담한다.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은 많은 사람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 중 하나는 최고의 제품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유능한 기업이다. 바이어가 직접 정보를 구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진솔한 스토리와 포지셔닝이 파워풀한 영향을 미친다. 효과적인 세일즈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을 잘 이해하고 흐름을 같이 타면서 공유하고 소통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마인드센트와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스킬과 도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수지 에머슨 대학 교수·트라이벌 비전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