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지의 모던마케팅 원포인트 코칭]<끝>마케팅은 경비가 아닌 투자

[임수지의 모던마케팅 원포인트 코칭]<끝>마케팅은 경비가 아닌 투자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고객이다. 마케팅은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을 유치하고 확보하며 그들과 관계 형성을 위한 ‘투자’다. 비즈니스계의 대부로 잘 알려진 피터 드러커는 “고객 확보는 비즈니스가 존재하는 이유다. 비즈니스에는 ‘오직 두 가지’ 기본 기능이 있다. 마케팅과 이노베이션-그 둘만이 비즈니스 결과를 창출한다. 나머진 그저 비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확보하고 세일즈를 창출하기 위한 마케팅 업무를 투자라고 믿으면 장기적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하는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한다. 경기가 어려울 때 무턱대고 마케팅 예산부터 줄이기보다 오히려 비즈니스를 안정권에 들게 하고 세일즈를 창출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모색에 집중한다. 반면에 마케팅을 비용으로 생각하면 단기적인 결과에 치중하기 쉽다. 가령, 광고나 구글 클릭 수 향상 등 일시적인 전술로 세일즈를 ‘지속적’으로 유발하기는 어렵다. 기존 고객이 새 고객을 연결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어렵다. 성공적인 마케팅 실행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고객 중심의 총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그 과정에서 고객 구매 과정을 바탕으로 각각 채널들이 전체 목표에 전략적으로 그 역할을 다 하는지 끊임없이 측정하고 분석한다. 어려운 퍼즐을 풀어내듯(목표 대상이 과연 적합한지, 어떤 메시지(차별화)가 효력이 있는지, 어떤 채널이 더 효과를 내는지 등등) 목표에 조금씩 근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언제, 얼마나 큰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추정이 마케팅 투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에서 세일즈 결과로만 측정되는 일이 있다. 전시회를 다녀와서 얼마나 세일즈로 연결되었는지를 산출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기업 신용도를 높인다든지, 제품이나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는 단계 없이 세일즈가 바로 연결하려는 것은 우물가에 가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

특히, B2B제품은 더 많은 사람들이(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담당자들)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해 바로 세일즈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얼마나 기술이 우수한지, 얼마나 고객 스스로 제품과 잘 맞는지 등등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어느 시점에서 세일즈 담당자가 마케팅 업무를 넘겨받는지도 매우 중요한 결정 중 하나다. 너무 빠르면 세일즈를 재촉하는 것처럼 익지도 않은 열매를 수확하려해 실패를 낳을 수 있다. 너무 늦어져 버리면 세일즈 전문가들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품이나 세일즈를 팔 수 있는 것을 세일즈 전문가가 아닌 마케터들이 엉뚱한 업무와 비용에 시간을 낭비한다. 마케팅과 세일즈 업무의 효과적인 조율은 기업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각각의 채널이 어떻게 세일즈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 정확한 이해로 투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관건이다. 마케팅을 비용이나 지출로만 생각하게 되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실행 과정이다. 기다려줄 여유도 없거니와 즉각적인 세일즈만이 유일한 측정 도구라 이것은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즉, 단기적인 접근 방법으로 기업의 신용도를 쌓기 어렵고 세일즈도 시들해진다.

지난 20여년간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기업을 컨설팅하는 동안 무수히 많은 기업가와 마케터를 만났다.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데, 투자라고 믿는 사람들과 단순 비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는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보인다.

얼마 전 만난 한국에서 꽤 알려진 한 A중소기업은 아시아에 이어 미국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싶은 열망은 가득했으나, 우선 당장의 비용 절감에만 치중하다 보니 내년에 벌어질 일들을 보지 못했다. 향후 재작업이 불가피한 해외 마케팅 자료 제작을 우선 당장 비용 절감에만 치중해 바람직하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 비용은 엄청난 손실이다.

반면에 S중소기업은 어려운 국내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매우 활발한 활동으로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했다. 하지만 현지 세일즈 지원이 부족했고, 해외 마케팅 업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했다. 기업 대표는 끊임없이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현실적으로 ‘잘’ 투자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동안 긍정적인 잠재 고객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접근해 왔는지, 어떤 문의를 해왔는지, 그리고 왜, 어느 시점에서 그러한 열기(제품에 대한 문의)가 사그라졌는지를 꼼꼼히 분석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능한 투자는 무엇인지를 꼼꼼히 분석했다.

이 기업은 장기적인 목표가 확고해 어떻게 하면 현실적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인바운드 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인바운드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용을 쌓아 세일즈를 극대화하는 모던 마케팅의 최고 접근 방법이다. 결국, 기업 내부 해외 담당 인력을 보강하고 담당자를 교육시켜 인바운드 마케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마케팅을 투자라 믿는 사람들은 늘 마케팅을 장기적인 측면을 우선 고려해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반드시 목표에 도달한다. 반면에 일시적인 경비를 절감하는 게 더 중요한 목표처럼 된 기업은 분명 장기적 목표(글로벌 시장에서 신용을 구축하고 세일즈 유도) 성취는 더딜 수밖에 없다.

임수지 에머슨 대학 교수·트라이벌 비전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