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독점한 외산 SW, 한국 고객은 `호갱님`…가격 3배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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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는 외산 지리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SW) 가격이 미국보다 최고 세 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사례다. 일관성 없는 유지관리 비용요구도 이용자를 곤혹스럽게 한다. 이를 대체할 국산 SW 개발 등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시장 독점한 외산 SW, 한국 고객은 `호갱님`…가격 3배 비싸

12일 업계 따르면 에스리(ESRI) 주력 제품인 아크GIS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최고 세 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미국 뉴저지 기준 아크GIS 데스크톱 어드밴스트 제품은 7295달러(약 833만원)에 판매됐다. 한국에서는 해당 제품이 소비자가격(리스트가격)은 5000만원, 공급가격은 2000만~2500만원이다. 공급가격은 한국에스리가 지정한 유통업체가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미국보다 두세 배 높은 금액이다.

아크GIS 서버 엔터프라이즈 어드밴스트는 4코어당 3만2643달러(약 3729만원)에 판매된다. 한국에서는 소비자가 1억5000만원, 대량 구매 기관과 기업에는 8000만~9000만원에 공급된다. 웹 서비스용으로 기관과 기업이 구매하는 서버용 아크GIS 공급 가격도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공공기관 구매담당자는 “한국에스리는 미국 등 해외 판매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다른 나라보다 가격을 높인다”고 토로했다.

한국에스리는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유지보수 계약 진행, 한글화, 콜센터 운영, 마케팅 활동 등 간접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한국은 간접비 비중이 크다”고 해명했다.

일관성 없는 유지관리 비용도 문제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2013년 3100만원을 내던 유지관리 비용을 추가 도입이 없는데도 지난해 8000만원, 올해 6000만원으로 요구했다”며 “추가 유지관리 비용 지불이 어렵다고 하자 총액 24%인 3100만원을 받겠다며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스리 유지관리 비용은 요율을 제시하기보다 높은 금액 제시 후 고객 반응을 보고 할인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에스리는 정부기관은 약 10%, 민간은 13% 유지관리 요율을 적용하며 유지관리 비용이나 가격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해명했다.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이용자 불만이 고조되지만 이렇다 할 해법은 없다. 아크GIS를 완벽하게 대체할 국산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과거보다 국산 제품 성능이 나아졌지만 아크GIS를 전량 대체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아크GIS를 대체할 국산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정부 주도 국산 GIS SW기업 육성 정책도 요구된다. 과거 중국도 에스리가 시장 80%를 점유했지만 최근 자국 제품 육성으로 중국산인 슈퍼맵이 대체했다. 중국 내 슈퍼맵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국토교통부가 국산 GIS SW를 개발해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정보시스템에 적용한 아크GIS를 대체할 계획이다.

<[표]아크GIS 미국 판매 가격과 국내 가격 *미국 판매 금액은 2015년 1분기 뉴저지주 MPA 프라이스 리스트>

[표]아크GIS 미국 판매 가격과 국내 가격 *미국 판매 금액은 2015년 1분기 뉴저지주 MPA 프라이스 리스트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