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37>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는 법

신승준 아나운서는 2008년 입사해 배구, 축구, 핸드볼, 테니스 중계를 맡고 있는 스포츠 캐스터다. 오효주 아나운서는 2014년에 입사해 배구, 농구, 핸드볼 현장 인터뷰를 맡고 있으며 현재 ‘라리가 SHOW’를 진행 중이다. 스포츠 채널 KBSN에서 활약 중인 이 두 아나운서를 만나 진로와 아나운서로서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신승준 KBSN 아나운서 (왼쪽)와 오효주 아나운서.
신승준 KBSN 아나운서 (왼쪽)와 오효주 아나운서.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계기는.

▲신승준=초등학교 6학년 졸업앨범 장래희망 기입란에 아나운서라고 적었다. 그 때는 사투리도 심하고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굉장히 높은 벽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하겠어’라는 생각에 묻어두고 살았다. 대학 졸업 후 3년 동안 일반 기업에서 일했는 데 계속 아나운서 생각이 났다. 30살에 사표를 쓰고 바로 아나운서 학원에 등록했다.

▲오효주=대학 입학 전까진 아나운서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대학 선배인 이지애 아나운서를 대학에서 처음 봤는데, 사람이 너무 예뻐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예뻐 보이니까 직업도 예뻐 보였다. 그 뒤로 아나운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대학교 1학년 2학기때였다.

-아나운서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신승준=좋아하는 스포츠를 항상 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에서 보람을 느낀다. 스포츠 중계를 하면서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효주=현장을 가보면 인생에서 스포츠가 전부인 사람이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궁금증을 대신 전해주고 더 깊이 있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

-아나운서의 하루 일과는.

▲신승준, 오효주=9시에 출근해 방송국에서 일을 처리하거나 배구장, 야구장 등 현장으로 떠난다. 7시 경기는 3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서 자료조사를 한다. 선수 프로필이나 그 경기에서 주목해야 할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한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고 열심히 중계를 한 뒤 끝나면 집으로 간다. 보통 일과는 이러한 데 불규칙할 때가 많다. 유럽 스포츠 같은 경우엔 밤낮 없이 중계해야 할 때도 있다. 다음 주 일을 이번 주에 알게 되기 때문에 약속을 잡을 수도 없고 취소하는 경우도 많다.

-아나운서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신승준=목소리라고 생각한다. 듣기 싫은 목소리는 시청자가 피로를 쉽게 느끼고 거부감을 갖는다. 좋은 목소리를 갖기 위해 기본기, 즉 발음과 발성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말하는 직업이므로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패널이나 해설위원 말을 잘 경청하고 경기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오효주=목소리와 더불어 인성도 빼놓을 수 없다. 스포츠 현장은 상황이 잘 바뀌고 또 많은 사람을 만나야한다. 쉽게 지치기도 하고 정신력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그 때 본연의 인성이 나오기 마련인데 인성이 잘 갖춰지지 않으면 하기 힘든 직업이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는.

▲신승준=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녔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려면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물론 스터디도 했다. 같이 준비하는 사람들은 24살, 25살이 대부분인 데 30살인 저를 끼워줘서 고마웠다. 모두 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오효주=아나운서를 꿈꾼 뒤로 1학년 때부터 교내에서 운영하는 저널리즘스쿨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선배들과 함께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다. 시사 상식은 신문을 읽으면서 많이 쌓았고 학교 홍보대사나 기자단 활동 같은 경험했다. 제가 만약 다시 (아나운서) 준비생이 된다면 사소하지만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을 것이다. 토론대회를 나간 적이 있는데, 면접에서 다른 활동보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이 물어보았다. 그 때 ‘작지만 나만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후배를 뽑을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신승준=오효주 아나운서처럼 명석하고, 열정적이고, 전문적 지식을 갖춘 후배가 들어오면 좋겠다. 새로운 환경에서 스펀지처럼 지식을 빨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오효주=아나운서도 결국 직장인이니까 같이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아나운서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사람, 이 직업에 대한 확신과 소신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준비생에게 주는 한마디.

▲신승준=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집념과 열정이 있느냐. 기본기는 그 사이에 쌓으면 된다. 지금은 터무니없는 꿈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혼자만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그 꿈을 여러 사람에게 말했으면 좋겠다. 그럼 돌고 돌더라도 결국 그 꿈에 닿게 될 것이다.

▲오효주=어렸을 때부터 오랜 시간동안 하나의 꿈을 품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꿈을 가진 시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늦게 꿈꾸게 된 사람도 주저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아나운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신승준=아나운서는 라디오, 예능MC, 스포츠 중계, 뉴스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지만 다들 마이크를 잡고 중심에 서 있기를 원한다. 계속 마이크 앞에 앉아서 아나운서로서 활동하는 게 목표다.

▲오효주=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면 좋겠다. 아직 스포츠 중계는 남자 캐스터의 영역이다. 그 영역에서 여러 사람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