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태양광 보조금이 대폭 삭감됐다.
영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각) 가정용 태양전지 패널 보조금을 64%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제시된 87%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앰버 루드 에너지·기후변화부 장관은 “보조금은 비즈니스 모델 일부가 아니라 일시적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태양전지 기술 비용이 떨어지면 소비자가 이를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영국은 전력 중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른바 신재생에너지 의무제도(RO)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는 일정 비율로 보조금을 지급했다. 금융위기 이후 유사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함에도 영국은 태양광 산업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해당 전원 발전량 전체를 고정가격에 매입하면서 소규모 발전사업자나 일반 가정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보조금 지원 삭감에 환경단체 반발이 거세다.
프렌즈 오브 어스(Friends of the Earth)는 “이번 발표는 정부가 국립공원과 보존 지역에서 원유 탐사를 허용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며 “정부가 매년 화석연료에 수십억파운드를 제공하면서 청정 에너지원을 가로막는 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태양광 패널 수요 감소도 예상된다.
현재 단독주택 기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6250파운드(약 1100만원)에 달한다. 보조금 지급으로 초기 투자비용을 10년 후 회수하고 20년이 지나면 7000파운드(약 1237만원) 가깝게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연간 673파운드(약 12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20년이 지나도 1년 이익과 크게 다르지 않은 910파운드(약 160만원) 정도로 감소한다. 영국 내 태양광 패널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이유다. 불과 며칠 사이로 수익성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에너지기후변화부에 따르면 보조금 삭감 계획을 밝힌 8월 이후 한달 만에 영국 태양광 프로젝트 수는 최근 3년 최고치인 1만8346개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59% 증가했다.
영국 신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 결정으로 영국 태양광 산업은 사실상 폐지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며 “9700개에서 1만8700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