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칼럼] 국내 스마트폰 사업, 한번 더 도약하자

[사진DB] 김용석 성균관대 교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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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기업 약진이 눈부시다. 화웨이, 샤오미 같은 기업을 보면 두렵다는 생각도 든다. 두 회사는 싸고 좋은 제품을 빠르게 출시한다. ‘싸구려’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시장은 정체됐고 추격자는 강력하다. 또 다른 위기가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2009년 한국 업계는 위기를 잘 극복했다. 애플을 열심히 따라한 결과다. 부족한 운용체계(OS)와 소프트웨어(SW) 역량은 구글이라는 좋은 협력자를 만나 해결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구글이 제공하는 OS와 SW는 나뿐 아니라 남도 사용한다. 이는 평준화를 야기했다. 평준화된 시장에서 승리하는 공식은 경쟁 제품과 동등 수준 혹은 그 이상 품질을 가진 제품을 싸게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다. 중국 업체는 이 공식을 착실히 따르고 있다. 거대 자국 시장까지 등에 업었다. 어찌 무섭지 않을까.

우리 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해야할지를 고민하고 세 가지 해결 방안을 생각했다.

첫째, 경쟁력을 가진 하드웨어 분야를 더 강화해야 한다. SW, 콘텐츠, 서비스가 약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 경쟁력은 일하는 문화를 바꿔야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어서 지금 당장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하드웨어다. 단순 해상도, 카메라 화소수 경쟁을 하란 얘기가 아니다.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이는 신규 부품 개발로 구현된다. 화웨이, 애플이 채택한 3D 포스터치가 좋은 사례다. 화웨이는 작년 IFA 전시회에서 3D 터치가 채택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S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존 정전용량 방식에 압력 감지 기술을 추가한 것이다. 한국 중소업체가 이 기술과 칩을 제공했다. 국내 스마트폰 기업에 갈 수도 있었다. 아쉬운 대목이다. 일주일 후 애플은 아이폰6S 시리즈를 발표하며 ‘3D 터치’ 기술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올해 3D 터치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폰이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 나와 봤자 아류작 밖에 못 된다. 펜이 중심인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하드웨어 혁신 차별화를 다시 한 번 이뤄야 할 때다.

둘째, 5G 이동통신 시대에 대비하자. 기술이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시기가 한 번 더 온다. 5G는 4G보다 속도가 1000배 빨라져 영상 데이터를 이용한 다채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3차원으로 실물과 똑같아 보이는 홀로그램이나 가상현실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기업은 5G 단말기와 인프라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확보해야 한다. 테스트 베드에서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 솔루션을 시험해보고 이를 새로운 도약 기회로 삼자.

셋째, 사물인터넷(IoT) 기반 시스템 사업을 준비하자.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빌딩 등 IoT 기반 사업은 스마트폰이 허브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가전제품 시장서 경쟁력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단품이 아닌 시스템 관점으로 보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부품 측면에서도 초전력 센서허브 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

현재 당면한 국내 스마트폰 사업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차분하게, 냉철하게 준비하자. 다시 도약할 수 있다.

김용석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교수, 기업지원거점센터장 yskimasi@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