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4월부터 소액거래에는 No CVM(무서명거래) 도입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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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이르면 4월부터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무서명거래(No CVM) 도입을 추진한다. 카드 소액결제에 서명이나 비밀번호 입력 없이 매출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매입정산업무를 대행하는 밴(VAN)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밴사 매입 수수료를 줄여,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충격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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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등 업계 상위 카드사 중심으로 모든 가맹점에 No CVM 방식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별도 회의를 갖고 4월께 가맹점에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KB국민카드는 1만원 이하 거래를 모든 가맹점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신한카드는 5만원 이하 거래건에 적용을 추진한다. 비씨카드도 No CVM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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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신용카드 거래 시 가맹점은 회원 서명이나 비밀번호를 입력해 신용카드 소지자가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신속한 결제처리 등 거래 편의성 제고 및 비접촉식 신용카드 보급 확대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5만원 이하 소액결제에 대해 신용카드사가 부정사용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기로 가맹점과 별도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본인 확인 생략 결제가 허용되고 있다.

다만, 카드사 간 적용할 결제범위와 방식에 일부 이견이 있어 적용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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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관계자는 “No CVM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지만, 밴 대리점 반발과 부정거래 책임 소지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어 조율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지난해 말 삼성페이 전표 수거료 문제로 현대카드와 밴업계 간 갈등이 점화된데 이어 간편결제나 소액결제에 대해서는 No CVM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카드업계가 모든 가맹점에 무서명거래 방식을 도입하면 매입과 정산을 대행해왔던 영세 밴 대리점은 2000억원 이상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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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업계는 No CVM 방식 도입에 대해 밴대리점과 가맹점 간에 구축된 ‘바닥 영업망’이 와해될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밴사 관계자는 “현재 결제 단말기 방식은 선서명 방식으로 결제를 올리기 전 서명을 먼저 하는 구조”라며 “No CVM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기존 단말기를 보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개발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밴 매입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전표 수거 차감’ 방식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No CVM 도입으로 카드사가 부담했던 가맹점 관리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모양새로 비출 수 있어 모든 가맹점 적용은 이르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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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필요한 전표 매입과 수거로 수십년간 밴사가 상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No CVM 도입 필요성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유관 업계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