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종영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배우 신세경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부모님이 저를 가지셨을 때 태몽을 꾸셨는데, 파란용이 나왔대요”라는 신세경의 고백처럼 ‘육룡이 나르샤’와 신세경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육룡이 나르샤’는 앞서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집필했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프리퀄이다. 신세경은 ‘뿌리 깊은 나무’에 이어 ‘육룡이 나르샤’까지 시리즈물에서 유일하게 두 번 출연한데다 유일한 여성 캐릭터를 맡았다.
“시리즈에 두 번 출연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고 고마운 일이죠. 처음엔 대본을 보고나서 많이 설렜지만 걱정도 많이 했어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50부작 작품, 그리고 완벽한 캐스팅과 제작진들과 함께 하는 드라마에 제가 자칫 발을 잘못 내밀었다가는 누가 될까봐 두려웠죠. 그런데 분이 캐릭터 설명을 듣고 나니까 ‘이건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황에 끌려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의 목적이 있는 인물이었으니까요. 제가 바라는 여성상이라 해보고 싶었죠.”

신세경의 말처럼 분이는 당찬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육룡이 나르샤’의 핵심 사건은 ‘조선 건국’과 ‘왕자의 난’이었기 때문에 백성인 분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분이는 민초를 대표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냈고, ‘분이 대장’으로 불리며 리더십을 선보였다.
“리더십 부분은 저와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백짓장 한 장을 들더라도 같이 드는게 좋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에요.(웃음) 평소에 리드할 일도 별로 없고,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도 다들 다른 필드에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끌려간다-이끈다’ 관점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상황에 따라 서로를 존중하죠. 제가 분이보다 나은 점은 자기 몸을 챙길 줄 안다는 정도 같아요.(웃음)”
신세경은 일반적인 사극의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와 달리 주체적인 인물로 활약하며 사극 캐릭터의 지평을 열었기에 신세경의 다음 사극을 또 다시 기대하는 팬들이 있다. 그것이 ‘육룡이 나르샤’ㆍ‘뿌리 깊은 나무’에 이은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샘이 깊은 나무’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샘이 깊은 나무’에 출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세경은 “제가 생각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의를 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답했다. 신세경과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꾸준히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또 다시 이들의 만남을 기대해볼 만 하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