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키` 추격하는 한국 장비사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자료=삼성디스플레이)>

한국 기업이 일본 캐논도키가 독주하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유기물 증착장비 시장에서 추격을 시작했다. 선익시스템, 야스, 에스에프에이가 중국 패널 제조사에 관련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국내 기업에 양산 장비를 납품하는 등 성공사례를 속속 만들고 있다. 패널 제조사도 설비 투자 일정 조율 등에 대비하기 위해 단독 공급사 체계에서 다수 공급사 체계로 바꾸는 방안을 점차 고민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6일 업계에 따르면 선익시스템과 야스가 LG디스플레이와 플렉시블 OLED용 유기물 증착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에스에프에이는 지난해 말 중국 트룰리에 519억원 규모 증착장비를 공급했다.

유기물 증착장비는 플렉시블 OLED 전공정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장비다. 박막을 균일하게 형성하는 기술력으로 일본 도키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갖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 생산에 일본 도키 장비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등을 고려해 일본 도키 장비를 선호하는 분위기지만 최근 이 회사 장비를 수급하는 게 녹록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시작하면서 필요 물량을 미리 발주해 장비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중국 BOE도 플렉시블 OLED 양산 투자를 시작하면서 도키 장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제조사 장비가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점한 것에 대해 패널 제조사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 가장 성능이 우수한 장비라도 실제 라인에서 가동할 때 문제가 생길 경우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다른 라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 운영과 장비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같은 성능의 장비를 여러 협력사가 공급하는 멀티벤더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도키 위주의 수급 구조를 깼다. 구미에 들어설 자동차용 OLED 생산라인에 선익시스템 장비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조명용 OLED 라인에는 야스 장비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키 장비는 파주에 들어설 신규 라인에 적용하는 게 유력하다.

당장 도키 장비를 충분히 수급하지 못해 멀티벤더 정책을 도입한 것이지만 장비 업계는 유기물 증착장비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도키 장비를 수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내 장비기업 제품을 채택하면서 설비투자 일정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세계 OLED 시장 선두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국산 장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양산한다면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지난해 중국 트룰리 4.5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에 대규모 증착장비를 납품했다. BOE, 차이나스타, 트룰리, 비전옥스 등 플렉시블 OLED 설비 투자를 준비하는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급처를 물색 중이다. 국내 장비기업 중 최대 규모로 OLED 증착장비를 공급한 사례를 만든 만큼 향후 성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중국 BOE와 비전옥스에 OLED 증착장비 공급을 타진 중이다. 인베니아도 새롭게 OLED 증착장비를 개발하고 공급을 추진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