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76>"커피분야에 이렇게 많은 직업이 있었어?"

지난 6일 대학내일 사옥 1층에서 커피를 주제로 `직업탐방 덕담파티`가 열렸다. 이 날 강연자는 커피가 좋아 전공까지 바꾸고 커피 장인이 되는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산업 실무를 쌓은 뒤 바리스타이자 커피학과 교수, 바리스타대회 심사위원, 커피 공방 운영자로 활동 중인 박솔탐이나씨가 주인공이다.

박솔탐이나 바리스타
박솔탐이나 바리스타

커피와 관련된 직업은 다양하다. 바리스타를 비롯해서 오픈바이저, 로스터, 트레이너, 교수 등 그 밖에도 엔지니어, 컨설팅, 프랜차이즈 운영·교육·연구개발(R&D) 분야가 있다. 가장 먼저 바리스타 이야기를 한다면,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서 최근 많은 역량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커피를 잘 내리는 것 외에도 손님과 커뮤니케이션, 매장 전체 상황을 둘러보고 컨트롤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바리스타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 수를 조사했을 때, 1~3년차에 해당하는 사람과 3~5년차 비율이 많이 차이 난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이유는 우리나라 카페 문화와 관련이 있다.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직업 인식과 보수가 낮은 편에 속하고 자기만의 생활이 부족한 환경에서 기인한다. 즐거움으로 시작했지만 바리스타 분야에서 처우와 급여 딜레마가 생기게 된다. 인고의 시간을 지나 3년차에 접어들면 기회를 만날 수 있다. 아마추어로 인정받으면서 5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보는 순간이 생긴다.

과거와 달리 진로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엔지니어 분야가 새롭게 떠오른다. 커피머신이 다양화되고 발전함에 따라 엔지니어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커피시장 증가 대비 머신을 다루고 관리하는 분야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머신 전문 교육프로그램이 생길 만큼 관심은 뜨겁다.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는 분야이지만 해당 직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하이엔드 머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생두에 마법을 부리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동시에 `문화를 볶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로스터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로스팅은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각 프랜차이즈에서는 로스팅 센터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 전문적으로 콩을 볶으며 카페에 제공하는 납품 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는 편이 대부분이지만, 바리스타와 함께 겸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7~8년차 바리스타가 되면 어느 정도 로스팅이 가능해지고, 장기적 측면에서 로스터기를 구입해서 직접 콩을 볶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하나의 분야에 몰두하기보다 커피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생존에 필요하다.

국내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명인
국내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명인

바리스타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자를 의미하는 트레이너는 분야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뉜다. 핸드드립, 라떼아트, 로스팅, 대회, 자격증 등 특정 부분에 있어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일을 하지만 직업 특성상 수명이 길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심사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급여부분에서 많은 보상이 이뤄지고 교육을 제외하면 개인적 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컨설팅은 커피 매장을 오픈하기까지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일을 한다. 구체적으로 카페 바(bar) 동선과 부자재 메뉴 구성 및 커피 기본교육까지 진행한다. 수익성이 좋은 직업이나 다양한 업체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고, 꾸준한 컨설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교수는 학과 및 교육기관에서 커피와 외식업을 함께 강의한다. 과거와 달리 실무경력과 학력을 동시에 요구하며 모든 분야에 지식을 갖춰야 한다. 준비기간이 길고 대회 수상이나 심사위원 자격을 갖췄다면 많은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또 호텔경영학과를 비롯한 관련 학과에서 전문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전망이 좋다.

커피는 세계 물동량 2위를 차지하는 대규모 무역이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품질이 우수한 생두를 수입해 온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생두 선택 실수가 있을 때는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커피원두 재배지 대부분은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처럼 중남미 국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전공하거나 어학관련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상품을 잘 꾸미고 포장을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마케팅부서에는 늘 커피 전공자를 목말라 한다. 실제 예전 광고 중에서 `에티오피아 수프리모`라는 이름의 커피가 나왔던 적이 있다. 여기서 `수프리모`는 에티오피아가 아닌 콜롬비아 등급기호를 말한다. 이와 같이 잘못된 등급기호 표시로 인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케팅 사례가 있다. 커피 지식이 부족해서 생긴 일들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커피를 아는 사람이 직접 상품을 기획해서 대중에게 제공했을 때 좋은 성과를 이룬 사례가 많아서 전공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 개인 매장에서 일하지 말고 프랜차이즈에서 일해보라고 권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리 부분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또 프랜차이즈는 인력운용 편리성을 이유로 내부채용을 선호한다. 본사에 취직하고 싶다면, 직영점 매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점마다 외부채용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커피 랩 모습.
국내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커피 랩 모습.

프랜차이즈는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다. 어떤 사업이든 최소한의 수입으로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운영한다. 매장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는 운영팀은 인건비를 줄이면서 일의 효율성을 올려야 하며 매장 직원의 고충도 헤아려줘야 하는 힘든 직업이다. 혼자서 관리해야 하는 매장은 평균 30개 이상이다. 직영점이나 가맹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관리한다. 월별 매출, 분기별 매출을 보고하고, 감소 원인을 분석하며 매출증진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점주 또는 점장에게 제시하는 일을 한다. 운영팀은 영업마인드도 필요해 외향적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직업이다. 개인 매장을 오픈하고 관리하며 전체적 운영을 꿈꾼다면 운영팀을 추천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핵심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 부서가 본사 교육팀이다. 교육팀 힘은 어느 부서보다 강하다. 교육만큼은 이른바 `FM`으로 진행해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교육팀은 커피 지식이 많아야 한다. 직영점, 가맹점, 본사 직원, 외부인까지 교육을 도맡아 진행하며 다양한 질문에 바로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