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기획 3-流](11)정수기만 빌려 쓰는 시대는 지났다…막 오르는 공유경제

바야흐로 `공유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는 빌려 쓰는 대상이 정수기, 렌터카 등 한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사물을 빌려 쓰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분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 타고,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내 집 같은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물건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바뀌면서 공유경제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공유경제가 처음 활성화된 분야는 주택이다. 2006년 미국의 홈익스체인지닷컴이 등장해 여행자에게 집을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 유사한 사업을 하는 에어비앤비가 등장했다. 에어비앤비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세계에 숙소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숙박을 원하는 여행객들을 웹과 앱을 통해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190여개 국가에서 60만여개 숙소를 여행객들에게 제공하지만, 에어비앤비가 보유한 곳은 단 하나도 없다.

에어비앤비는 가정집 전체 또는 일부 빈방을 저렴하게 제공해 집주인과 여행객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형태다. 때문에 출범 후 8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면서 공유경제 대표 모델이 된 것이다. 미국 여행산업 전문기관인 스키프트(Skift)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비앤비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숙소 하나도 보유하지 않고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인터컨티넨털호텔(99억7000만달러), 하얏트호텔(95억5000만달러)보다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우버
우버

또 다른 공유경제 대표기업은 모바일 차량예약 서비스 `우버(Uber)`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객과 운전기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흡사 `콜택시`와 비슷하지만 우버가 소유한 차량은 없다. 차량이 필요한 승객에게 운전기사가 딸린 차량을 전달해주고 수수료를 가져가는 형태로 사업은 운영하고 있다.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서비스가 시작된 우버는 현재 68개국 400여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지난 3월 기준 우버 기업가치는 625억달러(약 7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자동차 기업인 포드(524억달러), 제너럴모터스(471억달러) 등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쏘카
쏘카

미국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5년까지 세계 공유경제 시장이 3350억달러(약 376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 전망이 좋아지자 국내에서도 공유경제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카셰어링 기업 `쏘카`와 `그린카`가 있다. 쏘카·그린카·씨티카 등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내세워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쏘카는 2011년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출발해 설립 5년 만에 전국 2450곳의 쏘카존과 200만명 회원, 차량 6500여대를 보유한 국내 대표 공유경제 업체로 성장했다. 그린카도 회원 150만명, 차량 5000대 규모를 갖췄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