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83> 놀면서 돈 번다, 에이콘크루

무더운 여름, 누구보다 바쁘고 뜨겁게 보낸 사람들이 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비롯해 각종 페스티벌에서 각종 에이드를 파는 `에이콘크루`다. 길게 늘어선 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블랜더를 돌리고 있으면 인상이 찌푸려 질만도 한데 그들의 부스는 항상 신나는 음악과 춤이 함께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즐겁게 만드는 것일까? 놀면서 돈을 벌고 싶었다는 그들을 만났다.

렛츠락 페스티벌에 에이드 판매부스로 참여한 `에이콘크루`
<렛츠락 페스티벌에 에이드 판매부스로 참여한 `에이콘크루`>

-에이콘크루는 어떤 사업을 하는 팀인가.

▲궁극적으로는 `스트릿벤더(street vendor, 가두판매)`를 지향하며, 각종 뮤직 페스티벌에 F&B(food and beverage) 부스에서 에이드를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음료나 음식보다는 에너지를 팔기 위해서 신나는 음악을 틀고 다 같이 신나게 놀면서 일하는 팀이다.

-에이콘크루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두 분이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대학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만났다. 용인대학교에서 각각 체육과 경영을 전공해, 같은 과도 아니었다. 거의 하루 종일 함께하면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그러던 중 외국인 교수님께 제안을 하나 받았다. 호주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커피 브랜드인 `머즈버즈`를 한국에 론칭하는 사업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당시 한명은 회사에 다니던 중이었음에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프로젝트에 뛰어들면서 `사업적 동지`가 됐다. 그 사업은 결국 실패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꼭 성공시켜보자는 일념을 갖고 만든 것이 에이콘크루다.

-머즈버즈 사업은 왜 실패했나.

▲한마디로 사업의 크기에 비해 그것을 실행시킬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초반에는 프로젝트가 잘 진행이 됐다. 홍콩에서 머즈버즈 아시아 진출 세미나가 열렸을 때 한국의 팀원 전체가 초청을 받아 발표도 잘 진행했고, 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도 획득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게를 열 자본금이 없었다. 투자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녔지만, 아무런 경력도, 경험도 없는 학생에게 투자를 해주겠다는 회사가 없었다. 당시 사업을 제안했던 교수님과 의사소통이나 문화적 차이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팀이 해체됐다.

-새롭게 에이콘크루를 구상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머즈버즈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하고 실패하기까지 약 3년이 흐른 후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운전도 안하는 내가 드라이브 스루에 왜 매달리고 있을까 생각했다. 사업을 하겠다고 직장까지 때려 치고 나온 우리가 `남들보다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한 결론은 `남들보다 체력 좋고 잘 노는 것`이었다.

`놀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해변에서 디제잉 파티를 열어보자고 결심했다. 그 때 둘이서 마인드맵을 그렸었는데, 그때 적었던 것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적었던 것이 페스티벌었다. 해변이나 캠핑장은 사적인 이익을 취할 수 없게 법적 제제가 많아 진행하기가 힘들다. 우연치 않게 페스티벌 F&B부스 관계자를 소개받고 많은 조언을 구한 끝에 공식적으로 입점을 지원했다.

에이콘크루의 부스가 성황을 이룬 모습과 멤버들이 일하는 모습
<에이콘크루의 부스가 성황을 이룬 모습과 멤버들이 일하는 모습>

부스 입점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 1000만원을 벌기 위해 둘 다 투잡을 뛰었다. 대출도 여러 가지 여건상 불가능했고, 투자를 받기에도 역부족이었다. 당시 아이템 구상보다는 생각한 사업을 현실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평일 내내 각자 일하고 주말에 겨우 짬을 내어서 아이템 회의를 했다. 공식적으로 에이콘크루가 출범할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목표로, 그 전에 조그만 타 페스티벌부스도 열어보고 또 그것을 자양분 삼아 주말마다 만나 회의를 하면서 6개월 동안 사업 준비를 완성시켰다.

8월의 펜타포트는 대 성공이었고, 머즈버즈 프로젝트 이후 처음으로 돈을 버는 순간이었다. 당시 순이익이 1000만원을 넘겼다. 구상한 사업아이템이 현실화되고 성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역량에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됐다.

-사업을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가.

▲아이템 자체가 시즌장사이기 때문에 시즌이 아닐 때에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힘들다. 사업에 완전히 매진하고 싶은데 생활비는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꿈과 현실에 괴리가 생기는 그 시간을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창업하지 마라!, 장난이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창업하는 건 좋지만, 제일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 창업 아이템을 구상할 때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요즘 잘나가는 걸 따라하는 건 의미 없다. 삶에 정해진 정답은 없고 그냥 하고 싶은 걸 잘 하면 된다.

원래 하고 싶었던 해변에서 디제잉 파티를 꼭 열어보고 싶기 때문에, 국내에서 힘들다면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다. 중국에서 사업 준비하는 친구로부터 중국 페스티벌에서 음료를 팔아달라는 제안도 받았다. 당장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할 일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