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135>4차 산업혁명이라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이강태의 IT경영 한수]<135>4차 산업혁명이라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4차 산업혁명의 정의는 다양하다. 4차 산업혁명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핵심으로 기여한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내린 정의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디지털, 바이오 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이다. 이것을 다시 풀면 `사물, 사람, 데이터가 상호작용해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기술들의 융합`을 말한다.

지금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논란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4차라고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은 3차처럼 정보기술(IT)을 통한 효율화 수준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에 속도, 범위, 시스템 측면에서 3차와 확연하게 구분된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있으면 비행기가 얼마나 빠른지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그 속에서는 지루하고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낀다. 이렇듯 변화가 이는 과정 속에서는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한다. 또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면 그때 분명히 알게 된다. 그 먼 거리를 무지 빠른 속도로 날아 왔음을….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그 이유로는 첫째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각종 IT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3D프린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블록체인, 핀테크, 나노,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 관련 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 때는 하나의 큰 기술이 순차적으로 나왔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은 결코 ICT만으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회적 소통 방식이 수직적·권위적·분파적 계열화였다면 이제는 수평적·민주적·융합적 통합화를 지향하고 있다. 수평적·민주적·융합적 소통 방식은 지금 생태계, 플랫폼이란 이름으로 모든 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융합과 연결이라는 것도 이러한 수평적 연계 때문이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단순 반복적인 작업은 로봇과 AI로 대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의 직장, 직업 개념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우리의 교육 제도가 바뀌어야 함을 의미한다. 정규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오는 대학생들이 새로운 직장과 직업을 얻지 못한다면 교육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지금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동참하지 않으면 곧 퇴출될 것이다.

넷째 4차 산업혁명은 실물과 사이버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제는 실물세계와 가상세계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로 합일되고 있다. VR, AR, AI를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서로 통합돼 가는 가상물리체계(CPS)가 도입되고 있다. 이는 우리 인간의 실물 인식 범위가 무제한 확장됐음을 뜻한다.

다섯째 4차 산업혁명은 나노, 바이오, 생명공학, 뇌과학을 통해 생명의 근원 및 생각의 흐름과 같은 통상적인 인간의 연구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시켰다. 벌써 영생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미래학자도 있고, 인간을 냉동시켰다 회생시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 가위, 인조 피부·장기 교체, 인조 우유, 인조 햄버거 패티와 같은 실질적인 생명공학 기술의 성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섯째 4차 산업혁명은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재벌·정부·대기업 및 자원 투입형 경제 구조에서 이제는 스타트업·민간·강소기업 및 자원 획득형 경제 구조로 바뀌고 있다. 더 이상 대마불사가 아니라 대마필사의 시대가 되고 있다. 기업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고 작지만 강한 기업이 아니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

일곱째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은 데이터를 원료로 한다. 각 센서가 연결되고, IoT에서 폭발적으로 양산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알고리즘으로 AI에 입력되는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데이터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스토리(Story)로 엮이게 될 것이고, 전설이나 신화 같은 스토리들이 모여서 다시 드림(Dream)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고, 인간의 본원을 탐구하고,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경제 구조가 바뀌고, 사회 소통 방식이 바뀌고, 데이터가 스토리가 되고, 스토리가 꿈과 지혜가 되는 그런 4차 산업혁명이 지금 우리를 품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당신은 지금 그 속도를 느끼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이강태의 IT경영 한수]<135>4차 산업혁명이라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