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018년 5세대(5G) 주파수 조기공급 신청을 통해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5G 조기 상용화라는 의제를 던졌다. 5G 국제 기술표준화와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경쟁사 입장, 제4이동통신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할당 시기를 좌우할 핵심변수가 될 전망이다.
◇KT, 5G 조기상용화 추진 이유는?
KT가 5G 주파수 조기 공급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려는 것은 표준기술을 선점하는 동시에 국내외 이동통신시장 경쟁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5G 조기 상용화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관련 특허를 통해 실질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순이다.
KT가 신사업으로 선정한 커넥티드카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에너지산업, 초고화질 차세대 미디어 등을 추진하는데 5G는 필수다.
현 정부 정책 기조는 유리한 조건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5G 이통망 조기 구축과 활성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2019년 목표인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에 호재다.
◇글로벌 기술표준이 관건
글로벌 기술표준화 진행상황은 5G 조기 상용화를 가로막는 현실적 문제로 손꼽힌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19년 세계전파총회(WRC-19)를 통해 5G 표준 주파수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글로벌 주파수 표준 확정 이전인 2018년 국내 표준 주파수를 확정하는 게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KT는 국제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 논의에 기대를 건다. 3GPP는 기술 표준화 추진과 관련해 2018년 6월까지 릴리즈1 표준을 완료하고 2019년 12월 최종 완성본인 릴리즈2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다. 릴리즈1 단계에서 기본 표준이 마련되는 만큼 서둘러 망 구축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KT 판단이다.
또 3GPP는 우리나라가 5G표준 주파수로 추진하는 3.5㎓·28㎓를 기술표준 '워크아이템'에 포함했다. 국제기구인 ITU가 3.5㎓·28㎓ 주파수를 표준으로 확정하지 않더라도 민간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미국과 일본도 28㎓를 표준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쟁사 동의···제 4이통도 핵심 변수
5G 주파수 조기공급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제4 이동통신 준비사업자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동의 여부다.
제4 이통 사업자는 현행 5G 주파수 할당 논의가 제4이통을 배제한 채 3사 위주로 공급 논의로 흘러갈 수 있다며 우려했다. 과기정통부는 3.5㎓ 대역에서 300㎒폭, 28㎓ 대역에서 약 3㎓ 폭 5G 주파수를 확보한다. 제4이통 준비사업자는 이같은 5G 주파수 논의가 암묵적으로 기존 이통 3사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제4 이통 관계자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신규사업자 진입규제 완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을 제4 이통 진입에 대한 명확한 정책 의지로 받아들였다”면서 “하지만 핵심자원인 5G 주파수 논의에서 제4 이통에 배려가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5G 상용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주파수 공급 시기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기술 표준화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파수 공급이 가능하겠느냐는 신중론과 주파수 공급을 서두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할당시기와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이통사, 학계 전문가와 연구반을 가동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파수 공급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표〉KT 5G 주파수 조기 공급 주요 변수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