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은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 또 밀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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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차세대 프로젝트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디브레인은 가동 10년을 넘겨 노후화된 상황이다. 당초 올해 차세대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아무리 일러도 2021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하루 평균 7조원이 넘는 정부 자금이 디브레인을 통해 이체되고, 기술 변화가 급속한 점을 고려하면 차세대 사업 지연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29일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8년 예산안'에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내년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문제 등을 최우선 해결과제로 제시하며 차세대 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에서 1000억원 이상 소요가 예상되는 차세대 사업 추진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IT업계는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은 이미 올해 완료됐어야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은행권은 보통 IT시스템 운영 7~8년차에 차세대 사업에 착수해 10년차에 완료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1월부터 가동된 디브레인은 이미 만 10년이 넘었다.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재부는 이미 2013년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세웠고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그러나 당시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문제가 대두됐고, 박근혜 정부가 2014년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e나라도움) 구축을 선결과제로 제시하며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은 일러야 2019년부터 시작된다. 기재부 목표대로 2019년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해도 완료 시점은 2021년으로 예상된다. 통상 주기보다 4년이 늦어진다. 그나마 2019년 예산 확보도 장담할 수 없어 시기는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IT업계는 디브레인 중요성을 고려하면 차세대 사업 지연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정부 예산편성, 집행, 자금관리, 국유재산 관리, 회계결산이 모두 디브레인을 통해 이뤄진다. 하루에만 47만건 업무처리, 7조1000억원 자금이체가 이뤄진다. 시스템 오류로 작업이 마비되거나 보안사고가 생기면 국가행정 전반에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급속한 기술 변화, 진화하는 사이버테러 수준을 고려하면 14년 만의 차세대 시스템 도입은 지나치게 늦다”며 “국가재정을 담당하는 핵심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더욱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그동안 수시로 보완작업을 해온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마련한 ISP를 보완해 2019년부터 차세대 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기재부는 최근 차세대 디브레인 구축을 위한 컨설팅 사업 용역을 발주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장비 등을 계속 보완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디브레인 사용자는 일반인이 아닌 공무원 등 검증된 사람이라는 점 등에서도 은행 IT시스템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