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기획]글로벌 연구협력 허브 UNIST <4·끝> UCSD와 게놈 기반 바이오메디컬 협력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에서 연구원이 게놈 해독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에서 연구원이 게놈 해독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유전체(게놈) 기반 바이오메디컬은 대용량의 게놈 정보를 해독·표준화하고 이를 이용해 각종 질병을 예측, 진단, 맞춤 치료할 수 있는 정밀의학 분야다. 이 기술과 제품 상용화는 '꿈의 치료'라 불리는 개인 맞춤의료서비스 구현의 토대가 된다. 국민 건강복지 향상은 물론 수출형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UNIST는 게놈 연구의 유용성과 산업화 효과를 파악하고 2014년 게놈연구소(현 게놈산업기술센터)를 설립, 울산시 및 울산대병원 등과 '게놈코리아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울산 시민 1만명의 게놈 분석 정보를 토대로 게놈 빅데이터와 해독력을 확보하고, 산업화 토대를 닦기 위한 프로젝트다.

게놈산업기술센터는 대용량 게놈 해독을 시작으로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고대인의 게놈을 분석, 다양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왔다.

UNIST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와 바이오메디컬 연구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 게놈 연구와 바이오메디컬 산업화를 국제 협력 사업으로 한 단계 끌어 올리려는 목적이다.

UCSD는 1959년 설립한 연구중심대학이다. 바이오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력과 사업화 역량을 갖췄다. 해양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신경과학 등 관련 분야에서 2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산학연 협력에서도 다양한 성공 모델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퀄컴 창립자가 이 대학 어윈 제이콥스 교수다.

UNIST와 UCSD는 양쪽 캠퍼스에 연구 및 교류협력 거점을 설치, 게놈 협력 연구와 바이오메디컬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UCSD의 사업화 노하우와 산학연 협력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해 자체 게놈 분석 성과를 창업, 스타트업으로 연계하고, 게놈 기반 바이오메디컬 사업화 허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UCSD의 '글로벌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GSMP)'을 원내에 도입, 운영한다. GSMP는 UCSD의 수십년 사업화 노하우를 토대로 바이오메디컬 분야 스타트업의 성장과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UNIST 교수 창업 벤처인 제로믹스와 클리노믹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사업화와 세계 시장 진출 노하우를 습득했다.

지난 3월 열린 UNIST, UCSD, 울산시, 샌디에이고시 4자간 바이오메디컬 연구사업 협력 MOU 체결식.
지난 3월 열린 UNIST, UCSD, 울산시, 샌디에이고시 4자간 바이오메디컬 연구사업 협력 MOU 체결식.

UNIST와 UCSD의 연구 협력 사업에 울산시와 미국 샌디에이고시도 함께 한다.

울산은 정밀화학, 기계부품 등 바이오메디컬 산업화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갖췄고, 샌디에이고는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다. UCSD와 바이오 창업을 독려하는 '커넥트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해 바이오산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화이자,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샌디에이고에 들어섰다.

UNIST와 울산시는 각각 UCSD 및 샌디에이고와 협력해 게놈 연구협력 허브 및 게놈 기반 바이오메디컬 산업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목표다.

바이오메디컬산업은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인류의 건강증진, 질병예방, 진단 및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세계 바이오 시장은 2013년 330조원에서 2020년 635조원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은 2013년 7.5조원에서 2020년 16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화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장
박종화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장

<인터뷰/박종화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장>

“게놈 기반 바이오메디컬은 연구 개발 특성 면에서 한국 사람의 기질과 잘 맞아 떨어지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창업 및 스타트업 환경은 열악합니다. UCSD와 협력해 극복해 나가려 합니다.”

박종화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장(생명과학부 교수)은 UCSD와 국제 연구협력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국내 생명정보학 분야 연구 1세대다. 대형 고래 게놈 정보를 세계 처음으로 해독했다. UNIST의 게놈 연구를 이끌며 유전체 분석 응용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UNIST 연구중심 벤처 1호 '제로믹스'를 창업했다.

그는 “UCSD와 연구 협력 활성화로 UNIST에서 제로믹스에 이은 다양한 바이오벤처가 나올 것”이라면서 “UNIST를 맞춤형 개인 의료 정보 서비스에서 노화와 질병 진단기기, 키트, 분석용 슈퍼컴퓨터 등 의료바이오 분야의 첨단 벤처 산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