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AI의 진화] <4>인간 행동 이해와 AI

사용자와 대화하거나 주변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시스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센서를 통해 입력되는 정보를 해석해 사용자 행동이나 감성을 자동으로 정확하게 알아내는 인공지능(AI)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은 사람이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고 편리하고 적절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최적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하는 학문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쉽고 편하게 컴퓨터 시스템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분야다.

HCI 연구는 인터페이스 설계에 그치지 않고 점차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과학, 공학, 심리학, 인지과학, 사회과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장 대표적이고 성공한 '학제간 융합' 학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AI와 잘 어우러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 경험, 사용자 가치, 사회적 경험 및 사회적 수용 등의 개념과 함께 '보다 인간 중심의 기술 구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학문으로써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중 사용자 경험(UX)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이나 제품, 서비스를 직·간접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과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을 말한다. 이 개념은 컴퓨터 제품뿐만 아니라 산업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상품, 프로세스, 사회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널리 응용된다.

최근 HCI와 AI 기술이 융합하며 빠르게 발전해 '인간-인공지능(AI) 상호작용' 연구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 선도대학을 중심으로 HCI 전문 석·박사 및 부전공 과정과 AI 전공 학사학위 과정 신설로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HCI 학제간 연구분야.(출처-한국HCI학회)
HCI 학제간 연구분야.(출처-한국HCI학회)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에서는 홍진혁·김승준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가 AI와 HCI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홍진혁 교수는 '소프트 컴퓨팅&인터랙션' 연구실에서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과 환경에 대해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학사)와 컴퓨터과학과(석·박사) 출신인 홍 교수는 지난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학술진흥재단이 선정한 '두뇌한국(BK) 21 영브레인(Young Brain)' 15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인간-컴퓨터 인터랙션 학과(CMU HCII)에서 박사후 연구를 수행,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거쳐 GIST에 부임한 홍 교수는 멀티모달 지능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한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멀티모달 인터페이스란 다양한 입출력 방식을 제공하는 사람과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를 의미한다. 음성, 필기체, 제스처, 시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 정보처리가 가능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와 컴퓨터가 하나의 몸처럼 동작하게 하는 웨어러블 컴퓨터와 다양한 IT기기 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홍 교수는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각종 센서와 입출력 장비로 구성된 멀티모달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축한 뒤 수집한 저수준 센서 정보를 분석·이해하는 AI 기술 개발이 최종 연구 목표다. 이를 위해 각종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저수준 데이터로부터 지능형 시스템이 활용 가능한 컨텍스트 인식 기술과 멀티모달 사용자 인터페이스로부터 인식된 복수 사용자 컨텍스트를 통합하는 사용자 의도 추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GIST에서 AI와 각종 분야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멀티모달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 과제와 함께 “한국 문화요소 분석을 위한 머신러닝 기반 스마트 문화렌즈 개발” 과제 책임을 맡고 있다.

홍진혁(오른쪽)·김승준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가 AI와 HCI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홍진혁(오른쪽)·김승준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가 AI와 HCI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승준 교수는 KAIST와 GIST를 거쳐 일본 지능형시스템연구소와 인간친화시스템연구그룹 연구원, 캐나다 토론토대학 기계 및 산업공학과 연구원, 미국 카네기멜론대 삶의 질 기술 연구센터와 국가지정 대학 교통센터 연구원을 지냈다. 지난 2006년부터 10여년간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사이언스학과와 인간-컴퓨터 인터랙션 학과에서 연구 패컬티로 근무하면서 AI 기술을 접목한 HCI와 인터랙티브, 모바일, 웨어러블, 유비쿼터스 기술 등을 다뤘다.

김 교수는 GIST 교수로 부임한 이후 '인간중심 지능형 시스템 연구실'에서 인간중심컴퓨팅과 HCI, 인간공학, 상황인지컴퓨팅, 인지컴퓨팅, 증강현실과 햅틱스를 포함한 다중감각증강, 센서 데이터 마이닝, 시각화 분석, 차량·로봇·건물을 중심으로 한 지능형물리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센서 데이터 마이닝과 AI기반 상황인지 컴퓨팅 핵심기술, HCI 연구기법을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 지능형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또 AI기반 제품 UX 최적화를 위한 다학제간 컴퓨팅기술(ICT) 전문가도 양성한다.

그는 카네기멜론대 재직 시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 인터페이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UI·UX 기술을 개발했다. 또 차량에서의 HCI 퀄러티 향상을 위한 AI 및 센서기반 평가 기술과 몰입형 상황 인지, 시각·청각·촉각 제시 시스템과 사용자 중심 의사소통 설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GIST에 부임한 이후에는 유비쿼터스 HCI 상황에서 UX 향상을 위한 센서기반 상황인지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환경에서 AI 기반 '그 자리에서(in-situ)' 운전자경험 판별기술을 개발하고 센서기반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경험 샘플링 테스트베드도 구축했다. 최근에는 전자부품연구소 차량 AR(증강현실)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를 위한 자연적 사용자 인터페이스(NUI) 설계 개발과제와 한국 문화요소 분석을 위한 머신러닝 기반 스마트 문화렌즈 개발 과제에 참여하는 등 'HCI+AI' 연구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GIST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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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맨 왼쪽)가 학생들과 실험실에서 HCI 연구성과를 시연하고 있다. 홍진혁 교수는 맨 오른쪽.
김승준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맨 왼쪽)가 학생들과 실험실에서 HCI 연구성과를 시연하고 있다. 홍진혁 교수는 맨 오른쪽.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