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이 아닌 촉각에 의존해 이동하고 장애물을 넘는 로봇이 개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4족 보행 로봇 '치타3'가 걷고 장애물을 뛰어 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카메라 등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촉각 센서만 이용해 주변을 감지한다. 마치 장님이 어둠 속을 걷는 것과 유사하다.
알고리즘은 센서가 감지한 촉각이나 접촉 데이터로 각 다리가 땅과 접촉할 확률, 다리가 땅에 닿을 때 생성되는 힘의 확률 등을 계산한다. 초당 20회 빈도로 0.5초 뒤 상황을 예측해 세부 움직임과 힘의 크기를 조정한다. 로봇이 나무 블록을 밟아 몸체가 갑자기 기울어져도 즉시 상황을 계산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연구진은 촉각에 의존한 로봇이 시각 중심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로봇이 재해 현장에 투입될 때 연기 때문에 시야가 제한되거나 시각이 닿지 않는 부분에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 열기나 방사능 탓에 카메라가 파손될 수도 있다. 이 로봇은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국제로봇학술대회 'IROS'에서 정식 공개된 뒤 재난구조 등 위험하고 어려운 일에 활용될 계획이다.
김상배 MIT 교수는 “시각은 약간 부정확하고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너무 의존하면 로봇이 느려질 수도 있다”면서 “로봇이 촉각 정보에 더 의존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