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위험저감담배제품(MRTP)' 승인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흡연자가 가장 많은 국가중 하나이면서도 새로운 담배제품 허가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나라라는 점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담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는 2016년 12월 아이코스를 MRTP로 지정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FDA에서는 이를 검토중이다.
MRTP는 FDA가 2009년 개정된 '흡연 예방 및 담배통제법'에서 기존 담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체물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신설 항목이다. 즉 담배제품이지만 일반담배보다는 유해성이 덜하다는 것을 인증하는 것으로 의약품 수준의 단계별 평가를 요구한다. MRTP 승인을 받을 경우 '덜 해로운 담배' 혹은 '위험이 감소된 담배제품' 등을 주장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할 수 있으며 해당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MRTP 승인을 받은 제품은 전무하다. 앞서 일반 담배 대비 낮은 유해성으로 알려진 무연 담배 '스누스(snus)'가 MRTP 승인에 도전했으나 구강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승인이 거절된 바 있다.
때문에 '아이코스'가 인증에 성공한다면 '최초의 MRTP 승인 제품'이라는 상징성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유해성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모리스는 MRTP 승인을 위해 아이코스가 일반담배에 비해 잠재적으로 유해성이 감소 됐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8가지 임상 연구와 다양한 실험 결과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1월 FDA 담배제품과학자문위원회(TPSAC)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담배 관련 질병 위험을 낮춘다는 증거가 부족했다”며 필립모리스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자문위는 아이코스가 신체에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자체를 줄인다는 주장은 인정했지만 노출 감소가 발병률과 사망률의 감소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의문을 가져 추가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의 암 발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비롯한 모든 실험 자료와 데이터, 임상 자료를 추가 제출했다.
이와 함께 필립모리스는 미국 시장에서 아이코스 상업화를 위해 '시판 전 담배 제품 신청(PMTA)' 자료를 지난해 FDA에 제출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되지 않아 판매를 위해서는 새로운 담배 제품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이라 길크리스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R&D연구소 부사장은 “과학적으로 덜 해롭다고 증명된 담배 제품들을 흡연자에게 전달할 수 방법을 가진 최초의 국가 미국에서 필립모리스 두 개 신청서가 과학적 검토 중에 있다”면서 “아이코스가 일반담배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등 자체 평가를 사실로 확인하는 정부 검토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