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7>새로운 세상과의 경계 '스마트시티'(2)

[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7>새로운 세상과의 경계 '스마트시티'(2)

디지털 혁신은 도시를 혁신의 실험장이자 상호작용을 통한 유기체적 플랫폼으로써 이끌어가고 있다. 단순 물리 공간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물리, 디지털 공간이 계속 반응한다. 이를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화된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증강·가상현실, 무인 항공기, 로봇, IoT, 클라우드 플랫폼, 5G 등 모든 유형의 연결을 이끄는 객체와 같은 파괴적 기술이 점차 도시에 적용되고 시민 중심으로 활용된다. 시민 자치, 공유경제 등 우리가 도시에 사는 방식과 활동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을 기존 자신 삶을 살아오던 개인 주체에서 다른 사람들 또는 정부, 또 다른 객체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활동하는 사회적 주체로 활동영역이 넓어지도록 했다. 또한 도시는 혁신 기회와 사회·문화 변화에 대한 도전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처럼 파괴적 기술 발전이 가져온 도시 모습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스마트하게 변화한 도시, 그 이상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면 개인적 주체로서 '사람'이 아닌 사회적 주체로서 '시민'은 스마트 시티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그리고 우리는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도시문제해결, 신산업 혁신 플랫폼으로써 스마트 시티를 위해 어떻게 시민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다양한 사례를 기반으로 살펴보자.

첫 번째, 2016년 스마트 시티 엑스포 세계 총회에서 '세계 최고 스마트 시티'로 선정된 뉴욕시는 전 세계 최초로 '도시 디지털 로드맵'을 구축한 도시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2011년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방법으로 '참여, 개방, 협력' 기반 대시민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제시했다. 핵심은 '시민에서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는 것'으로 시민의 변화된 삶과 일의 방식에 대한 이해와 경험에 초점을 둔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경험 주체인 시민이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도시에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그들이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을지'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산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것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이를 위해 뉴욕은 스마트 도시(플랫폼)를 위한 생태계는 공공이 아닌 민간을 중심으로 작동한다는 관점을 가졌다. 타 도시, 지역, 국가와 뉴욕을 비교·분석하는 것이라 아니라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산업을 재편하고 있는 구글,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 방식을 끊임없이 벤치마킹하고 공공에 반영했다.

또한 공공에서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는 '시민을 위해 움직인다'는 공동 목표와 마인드를 가지고 최대한 외부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수직 관계가 아니다. 소속, 직위와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외부 전문가, 민간 기업, 단체를 존중하고 인공지능, 데이터, 클라우드 등 전문 기술 분야에 대해 공무원과 적극 협업하게 해 공동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방형 데이터 포털, 저전력 광역 네트워크 등 서비스를 민간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사업화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 프로세스를 산업으로까지 연계했다. 공공에서는 참여자가 스스로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기다리고 지원하기 위해 기존 규정과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뉴욕시가 말하는 '시민중심 접근'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 이전에 '도시의 주체에 대한 사고방식의 전환' 우선이지 않을까. 그리고 공동 목표를 위해 시민, 공무원, 전문가 등 모든 참여자가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학습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뉴욕을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로 만들었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