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20>새로운 세상과의 경계 '스마트시티'(5)

[김태형의 디자인 싱킹]<20>새로운 세상과의 경계 '스마트시티'(5)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를 위해 각자의 역할 속에서 보다 나은 구조와 체계를 만들고 개선해온 서울시에 이어, 스마트시티를 위한 시민중심의 접근방식이자 문제해결방법으로써 리빙랩의 사례로 두 번째, 대구시의 전략을 살펴보자.

대구시는 기술의 테스트베드형 리빙랩을 지향한다. 대구시는 15년부터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을 통해 시민참여활동을 지원했다. 도시를 하나의 기술실험 장(場)으로써 봤다. 교통, 안전, 의료,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 문제에 대한 기술적용을 위한 환경을 도시 내에 구성했다. 시민이 직접 체험·검증함으로써 산업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대구시는 유럽리빙랩네트워크와 리빙랩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고 공동연구를 추진했다. 시민의 기술 체감도와 공감력을 향상하기 위한 커뮤니티 개발, 다양한 디자인 싱킹 프로젝트를 통한 시민역량 강화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청년소셜리빙랩을 통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문제해결과 더불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한다. 스마트시티 연계를 통한 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활동 및 실증연구를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대구시 리빙랩은 IDC 주관 스마트시티 아시아태평양 어워드 2018에서 시민참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앞으로 도시 내 산업 활성화 방향에서 시민과 기술의 연계를 통한 산업성장형 스마트시티 모델로써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수원시의 창조적 도시혁신관점에서의 리빙랩 전략이다. 수원시는 시민의 지역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을 도시문제와 엮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으로 리빙랩을 추진해 왔다.

이는 혁신군주로 알려진 조선 22대 왕 정조 애민사상에서 철학적 뿌리를 함께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 화성은 시민중심의 개혁을 기획한 정조와 조선시대 메이커 정신을 이끌어 온 도시 마스터 플래너 다산 정약용을 중심으로, 1794년 당시 전통기술과 국내외 새로운 과학기술, 예술가의 능력이 총동원된 우리나라 최초 혁신도시였다. 단지 230여년 전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은 기획과 실행의 주체가 '왕'이 아닌 '시민'이라는 점이다.

수원시는 스마트시티를 준비함에 있어 지역사회의 철학·문화적 자부심을 기반으로 정보의 불균형, 도심 쇠퇴화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에 기존 인프라, 플랫폼, 서비스에 문화적 속성을 더해 시민중심의 민관산학 거버넌스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를 시민과 함께 축적할지 등 창의적 문제해결 방향에서 스마트 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필자가 맡고 있는 단국대 SW디자인 융합센터와 수원시가 함께해 온 '디자인 시티즌 파트너십'에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사람중심의 미래 전략에서부터 도시, 환경, 다양한 기술의 이해를 통해 사회적 주체로써 '시민'이 진정한 거버넌스를 수행하는 디자인 싱킹 기반 활동이다. 이는 스마트시티 기반 사회·공공 혁신 전략으로써 글로벌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2019에서 서비스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리빙랩이 모든 스마트시티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빙랩이 주목받는 이유는 도시의 사용자인 시민중심의 접근방식으로써 스마트시티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대 속 진정한 스마트시티란 무엇인가. 결국 그것은 시민과 현장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보다 시민지향적으로 함께 변화하고 유기적으로 만들어가는 도시가 아닐까. 스마트시티의 본질은 기술과 기능을 떠나 우리네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