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알뜰폰 넘어 이통시장 판 흔들 것"

KB알뜰폰 리브(Liiv)M이 알뜰폰 시장의 판을 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브M 로고.
KB알뜰폰 리브(Liiv)M이 알뜰폰 시장의 판을 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브M 로고.

5세대(5G) 이동통신 첫 알뜰폰 '리브모바일(Liiv M)'은 알뜰폰(MVNO)은 물론이고 이동통신(MNO) 시장 판도를 바꿀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리브모바일은 기존 알뜰폰 강점인 저렴한 요금이라는 골격을 유지하며 파격적 금융 혜택을 결합, 기존 알뜰폰과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이동통신사와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일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두루 갖췄다.

리브모바일이 알뜰폰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시장 전체 구도 변화의 중심 축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KB국민은행 행보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교차한다. 알뜰폰 저변 확대를 견인하고 이통사를 견제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알뜰폰 쏠림 현상을 가속화해 다양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파격적 요금제

5G 스페셜 요금(데이터 180GB, 소진시 10Mbps)은 월 6만6000원이다. 하지만 최대 할인 3만 7000원을 적용해 이용자는 월 2만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이통사가 유사한 수준을 7만~8만원대에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이통사 요금제에 선택약정 25% 할인을 적용해도 거의 절반 수준이다.

월 4만4000원 5G 라이트 요금(월 9GB, 소진 시 1Mbps) 또한 최대 할인을 적용할 경우 7000원에 이용 가능해 유사한 수준의 이통사 요금인 5만원대와 가격 차이가 크다.

다만 고객 등급에 따른 차등과 급여통장, 관리비 이체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할인받을 수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기존 MNO사업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요금제를 5G, LTE 할인 위주로 설계했다”며 “혁신 상품인 만큼 최대 100만 고객까지 내부에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 영향은

리브모바일이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고 가입자를 늘리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알뜰폰은 가입자 이탈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입자 수 800만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유지가 위태롭다. 폭은 줄었지만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지난달 말 발표됐지만 아직 시장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리브모바일은 LG유플러스 망을 활용해 일찌감치 첫 5G 알뜰폰 서비스를 확정하며 5G 상용화 첫 해 알뜰폰 시장 5G망 공급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를 통해 5G 공급을 추진한 점이 다른 이통사의 5G 알뜰폰 공급 결정에 고려사항이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리브모바일은 잔여 데이터 포인트 환산, 친구 결합 등 편의 서비스로 가격 경쟁에 치중하던 알뜰폰 영업 방식에 변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려도 존재

하지만 일각에서는 KB국민은행의 등장으로 알뜰폰 시장 내 대기업 집중이 가속화돼 중소 알뜰폰 존립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알뜰폰은 이통 3사 자회사와 CJ헬로 등 대기업 계열이 전체 가입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알뜰폰 관계자는 “알뜰폰의 대기업 잠식 추세가 빨라져 대기업 알뜰폰과 중소 알뜰폰 간 양극화가 심화될까 걱정”이라며 “규제 샌드박스 성과에 치중해 과열 영업 등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 금융그룹 대표는 “기존 중소 알뜰폰을 어렵게 하기 위한 모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유심 사용 개방 등을 고민하고 알뜰폰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가장 큰 상생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맹주로?

리브모바일 출시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입지는 강화될 전망이다. 이통사별 알뜰폰 가입 회선 비율은 8월 말 기준 KT망 47%, SK텔레콤이 40%인 것에 반해 LG유플러스는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의 금융 고객이 리브모바일로 유입될 경우 LG유플러스 망 가입 회선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상무)은 “KB알뜰폰이 미디어로그 등 이통 자회사만큼 가입자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약 50만 정도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 경우 LG유플러스 알뜰폰 가입 회선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추진 중이다. 종전 KT와 SK텔레콤 망을 활용하던 CJ헬로 고객이 LG유플러스 망으로 전환하면 알뜰폰 시장에서 LG유플러스 점유율은 높아진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