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재생에너지 3020 계획 2년…순항 불구 과제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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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재생에너지 3020 계획 2년…순항 불구 과제도 남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에너지원별 보급실적·목표 달성률주요국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태양광 모듈 국산 사용률 추이

# 정부가 에너지 생태계 전환 정책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한지 2년이 흘렀다. 이행계획의 큰 뼈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2008년부터 '재생에너지 중심의 청정에너지 체제로 전환'을 추진해오다, 지난 2017년 10월 정부가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구체적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같은 해 12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정부가 제시한 에너지전환 정책 실행 계획이다. 정책 발표 후 2년간 성과와 과제를 되짚어봤다.

◇청정에너지 비중 확대 목표 제시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하기 전인 2016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7.0%, 설비용량은 12%에 그쳤다. 이는 독일이 발전량 비중의 29.3%, 영국 24.7%, 일본 15.9%, 미국 14.9% 등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었다.

2016년까지 재생에너지의 발전원별 구성을 보면, 폐기물(58%)과 바이오(16%) 위주로 구성돼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각각 13%와 4% 비율에 그쳤다.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은 이를 토대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2016년 기준 7.0%에 그쳤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22년까지 10.5%,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데 목표를 뒀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도 2016년 13.3GW 대비 2022년엔 100%이상 늘려 27.5GW로 확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2030년까지 63.8GW 용량을 재생에너지로 갖추는 것이 목표다.

폐기물과 바이오 위주로 구성된 재생에너지 원별 비중에서 태양광과 풍력 비중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규설비 95%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30년까지 신규 예상 발전설비 48.7GW 가운데 63%(30.8GW)를 태양광으로 34%인(6.5GW)를 풍력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정책 추진방식도 대규모 프로젝트 외에 협동조합과 농가 태양광, 주택용 등 국민참여형 발전사업을 늘리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또 대형 발전사 재생에너지공급의무제도(RPS)에서 발전사 의무비율을 단계적 상향 조정해 대규모 태양광 단지와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국산 기자재 활용을 높여 관련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태양광 '순항' 대비 더딘 풍력

정부가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2년째인 올해 11월 기준으로 3.2GW를 확충해 설비용량 면에서는 당해 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올해 목표치인 2.4GW 대비 132%를 달성한 셈이다. 태양광의 경우 2.0GW가 확충돼 7월말로 100%를 초과 달성할 만큼 보급 속도가 빨랐다.

11월 기준 태양광 보급률은 174%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재생에너지 보급은 172.0%로 보급목표 대비 달성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태양광의 경우 설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제기됐던 산지 훼손 문제도 해소국면에 있다.

2017년 36.2%에 달했던 태양광 임야 설치비율은 지난해 30.4%, 올해 30.3%로 비중이 줄었다. 반면에 전답 비중은 2017년 23.6% 대비 올해 29.1%로 늘었다. 임야 대신 전답에 설치한 비율이 늘면서 산사태 우려나 산림훼손 우려도 줄어든 셈이다.

제품 국산화 비중도 늘었다. 태양광 모듈 국산비중은 지난해 감소했다가 올해는 78.7%까지 확대됐다. 풍력 터빈도 지난해 39.2%에서 59.8%로 개선됐다.

1㎿이하 소규모 태양광 신규 설비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소규모 태양광 설비는 전체의 80.2%를 차지할만큼 꾸준히 중가하고 있다. 반면에 3㎿를 넘는 대규모 설비는 383㎿가 늘어 전체 12.1%에 그쳤다.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수출 등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2017년 기준 태양광관련 수출 규모는 3조6740억원, 일자리는 7522개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나났다. 또 풍력수출도 5064억원 이뤄졌고 일자리는 1853개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통연결' '간헐성' 극복 등 과제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 당초 목표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재생에너지를 안정적 전력 에너지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적은 규모의 태양광 설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과 연결시키는 계통연결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증가해 관련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년~2019년8월 현재) 태양광발전 계통연계 신청건수는 9만6740건, 풍력은 205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계통연계로 실제 발전하는 태양광발전 시설은 56.6%(54,787건)으로 간신히 절반을 넘겼다. 풍력은 28.8%(59건)로 절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풍력의 경우 전력수급기본계획 목표 대비 보급이 저조한 실정으로 주민수용성과 인허가 문제 등 높은 진입장벽도 해소가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는 안정적인 발전원으로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화재 발생으로 불안요소가 잠재한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정부도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는 정책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미래 세대는 물론 우리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정책”이라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정책적 방식을 활용해 문제는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