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지의 글로벌 CEO 인사이트]<2>'CES 2020' 좋은 진실, 나쁜 진실, 추한 진실

[임수지의 글로벌 CEO 인사이트]<2>'CES 2020' 좋은 진실, 나쁜 진실, 추한 진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가했거나 내년에 참가할 예정이라면 주목해 보자. 올해 CES에는 약 17만5000명의 참가자와 4400여 개 전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350개 이상이 한국 기업이었다. 그만큼 CES는 많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 개척에 활용하는 대표 전술 대상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과연 얼마나 될까.

CES에 가는 목표부터 짚어 보자. 제품 론칭이나 새로운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가? 인지도를 높이기를 희망하는가? 유통업체, 검증된 영업 기회 또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목적인가? 매년 막연한 목표로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떤 목표를 세우느냐에 따라 의사 결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달라지고, 비용대비효과(ROI)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자. 아무리 CES가 제공하는 잠재 고객수가 많다 해도 반드시 기업 요구에 적합한 상황이나 시점이 아닐 수 있다. 참가가 반드시 세일즈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21년 CES를 고려한다면 이에 앞서 어떤 통찰력이 필요할까.

좋은 진실을 살펴보자. 한국의 두 글로벌 선도 기업인 삼성과 LG가 혁신하고, 눈에 띄며, 많은 수의 방문과 언론 보도를 성공리에 끌어내는 것을 보는 것은 항상 기분 좋은 일이다. 필자는 매년 CES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상당히 많은 한국 헬스케어 기업이 참여했다.

4개 헬스테크 기업을 포함해 총 12개 한국 기업이 혁신상을 받았다. 그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기존 문제점 해결을 위해 테크놀러지를 적용)과 고객 중심성(고객에게 가장 좋은 경험)의 변화가 헬스케어 시장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명확한 변화이자 증거다.

나쁜 진실도 있다. 전시자들은 초만원인 공간이 주는 공통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전시회 현장은 시끄럽고 제대로 탐색하고 둘러보기가 어렵다. 도시 주변의 여러 다른 엑스포센터에 위치하고 있어서 시장조사와 경쟁 벤치마킹을 실시하거나 적절한 사람들과 좋고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현실상 어렵다.

추한 진실을 목격하기도 한다. TV와 온라인 커버리지를 통해 CES는 매우 화려한 이벤트로 보여진다. 그러나 실상 기업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나 대규모 사전 전시 준비 없이 인지도, 언론 보도, 리드 생성, 배급사·파트너 계약을 하게 되는 기회는 매우 희박하다. 아니 거의 없다.

혁신 제품이 있는 한국 제조 업체가 그들의 비싼 부스에 서서 거대한 인파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는 안타까운 장면을 왕왕 보았다. 분명히 더 좋아질 수 있는데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은 기존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CES 같은 전시회에 의미하는 바는 기업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결과를 최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CES에서 성공하려면 과도한 자극을 접한 청중 앞에서도 차별화되고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에 부스 외관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시회에 앞서 인플루언서나 구매자, 유통업체와 만날 기회를 반드시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전시회 이전부터 백서를 활용하는 콘텐츠 마케팅 또는 테크놀러지 기업의 경우 애널리스트 릴레이션(AR)을 통해 제품에 대한 인플루언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시회에는 우리 기업에 필요한 모든 대상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전시회 문이 열리기 이전부터 그들 눈에 띌 수 있는 전략적 노하우가 관건이다. 전시회는 문이 열리기 훨씬 이전에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난다. 전시회 관점에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작업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이유다.

임수지 보스턴 트라이벌비전 월드와이드 수석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