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시대]박종열 ETRI 실장 "시각지능은 AI 영역"

박종열 ETRI 시각지능연구실장
박종열 ETRI 시각지능연구실장

“시각은 인지영역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해석에 따라 분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각지능 역시 다양한 인공지능(AI) 영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시각지능 '딥뷰' 개발에 힘쓴 박종열 ETRI 시각지능연구실장은 많은 AI 분야 중에서도 특히 시각지능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이 느끼는 외부 자극 중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 박 실장에 따르면 시각을 통한 정보습득은 전체 감각의 80%에 해당한다. 시각이 차단되면서 느끼는 불편은 다른 감각의 불편을 훨씬 웃돈다. 그만큼 중요한 감각영역이어서 AI 역할도 크다. 분석의 여지가 많다. 완전히 같은 시각 영상도 다른 해석이 나온다. 정보 자체의 분석 포인트가 많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가령 미술 작품을 봐도 관점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는 사례가 무척 많고, 이 차이는 상황도 영향을 끼친다”면서 “단순한 인지를 너머 해석을 하는 시각지능은 그래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높은 성능을 갖춰 시각 요소를 심층적으로 이해한다면 시각지능의 활용 영역도 방대해진다. ETRI에서 개발한 딥뷰 역시 이런 목표로 개발했다.

박 실장은 “시각지능을 고도화하고 보다 심층적으로 영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면 이전에 불가능했던 연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서 “누군가 행동 의도를 찾아낸다거나 무언가에 가려진 부분을 복원하는 일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감시기능을 더하거나 예술 부분 성취도를 높이는 일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시각지능을 강화하는 일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TRI와 같은 연구기관이 제 몫을 다해야 하고 정부 조력도 절실하다. 데이터 확보에 가장 큰 조력이 필요하다. 시각지능 고도화에는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학습 데이터가 많을수록 시각지능 모델 성능이 높아지고,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데이터 확보가 더딘 상황이다. 특히 우리는 연구 현장에서도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박 실장은 “연구 목적으로 더욱 많은 시각지능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이를 위한 길을 열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