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통합 사이트' 만들어 공교육 접근성 높인다

온라인 개학으로 업계 호기 맞아
협회, 이르면 상반기 오픈 목표
수백개 기업 콘텐츠 한 곳서 이용
교사·학생 서비스 접근성 확대

아이스크림에듀 엔지니어들이 에듀테크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아이스크림에듀 엔지니어들이 에듀테크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수백개에 이르는 국내 에듀테크 기업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듀테크 통합 사이트'(가칭)가 만들어진다. 교사와 학생이 모아진 콘텐츠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 공교육 시장에서 에듀테크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는 타임교육, 테크빌교육, 유비온, 아이스크림미디어, 메디오피아테크 등 협회 회장·부회장사가 최근 회의에서 에듀테크 통합 사이트의 필요성에 동의함에 따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통합 사이트 구축 작업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통합 사이트에는 콘텐츠, 솔루션, 하드웨어(HW), 서비스 등 에듀테크 관련 내용이 유형별로 담긴다. 이용자는 기업별 비교 후 유·무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사는 수업에 필요한 학습 콘텐츠나 서비스를 통합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흩어져 있는 교육 콘텐츠·서비스를 찾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에듀테크협회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이 시급한 만큼 참여 기업이 모이는 대로 이르면 올 상반기에 사이트를 연다. 협회는 우선 회원사 315개사에 연락해 참여 의사를 묻는다. 비회원사에도 개방한다. 약 300개 기업의 참여를 목표로 한다.

일정 규모로 참여 기업이 모이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이트 구축 작업을 본격화한다. 교사 등 공교육 시장에 사이트를 알리기 위해 교육부 등 정부와의 협력도 추진한다.

통합 사이트 구축 배경은 공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은 사실상 공교육 시장 접근이 불가능했다. '사교육 기업'이란 편견 때문에 학교에서 사용되는 에듀테크 서비스는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경쟁력을 갖춘 에듀테크 기업이 해외 공교육 시장에 진출하려 해도 국내 학교 도입 사례가 드물어 어려움을 겪었다.

열악한 학교 정보기술(IT) 환경도 에듀테크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국내 초·중·고등학교 와이파이 인프라는 모든 교실과 학생을 수용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 에듀테크 사교육 시장에서 아이스크림에듀(홈런), 천재교과서(밀크T) 등 유료가입자 10만명을 보유한 가정용 스마트학습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초·중·고교에서 온라인 교육을 시작하게 됐지만 에듀테크 도입은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에듀테크협회는 통합 사이트를 국내 기업이 공교육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 에듀테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이트가 생기는 만큼 교사의 서비스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학교에서 구글 등 글로벌기업 서비스를 먼저 도입, 국내 기업이 진입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는다는 구상이다.

공교육은 에듀테크를 활용해 미래 교육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학습도 이뤄질 수 있다. 협회는 에듀테크 기업은 국내 공교육 시장 레퍼런스를 통해 해외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국, 영국 등 해외 국가는 정부가 나서서 에듀테크를 공교육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AI를 공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공립학교는 에듀테크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한다. 영국은 핀테크에 이어 에듀테크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혁신 분야로 주목했다. 학교와 기업이 협업해 에듀테크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광세 에듀테크산업협회 이사는 “에듀테크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됐다”면서 “국내 에듀테크 기업과 교사들이 통합 사이트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