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개학의 원동력 'ICT'...초기 혼란 극복하고 차츰 안정화

김유열 EBS 부사장이 EBS 현장기술상황실에서 온라인 개학 지원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유열 EBS 부사장이 EBS 현장기술상황실에서 온라인 개학 지원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EBS 현장기술상황실 메인화면에 붉은 표시가 떴다. 정상적 요청이 아닌 과도한 트래픽이 일어날 때 생기는 것이다. 김유열 EBS 부사장이 상황실 엔지니어에게 점검을 요청했다. 몇 분 안에 서버의 이상 현상이 해결됐다.

540만명에 달하는 초중고 학생의 온라인 개학이 우여곡절 끝에 안정화단계에 들어갔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의 발 빠른 대응이 큰 역할을 했다. 초기 접속 지연, 동영상 끊김 등으로 수업 진행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들이 빠르게 대처했다.

EBS 현장기술상황실에는 온라인 개학 후 모든 학년이 적응기간까지 끝낸 22일에도 수십명의 시스템 관련 기업 책임자들이 모여 바쁘게 움직였다. EBS 현장기술상황실에는 김유열 EBS 부사장을 실장으로, 20여명 IT전문기업 인력이 상주한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개학 전 3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증설했지만 지난 9일 온라인 개학 첫 날 병목을 견디지 못하고 1시간 넘게 로그인이 되지 않는 문제를 겪었다. 교육부와 EBS는 2단계 개학을 앞두고 현장 문제를 바로 해결하기 위해 상황실을 강화했다.

ICT기업이 뒷받침했다. 온라인 클래스를 구축한 유비온은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개발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시스템에 반영했다.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운영하면서 트래픽을 분산했다. LG CNS는 시스템 구성(아키텍처) 긴급 진단을 통해 병목현상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 팀과 비상체계를 구축해 필요한 서버를 증설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ICT기업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교 현장의 노력이 온라인 개학이라는 낯설지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온라인 개학 대비 계획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온라인 개학이 급박하게 이뤄진 탓도 있지만 초기 대응에서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김유열 EBS 부사장은 “시간이 많지 않아 준비를 많이 못한 채 시작했다”면서 “비상상황실을 좀 일찍 만들어야 했는데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상황실에서 근무 중인 최준철 SK브로드밴드 매니저는 “교사들이 이렇게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서 올릴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교사들이 만들어 업로드한 영상 콘텐츠는 75만개에 달한다. 개학 초기 EBS온라인 클래스는 교사 콘텐츠 업로드로 인해 네트워크 과부하가 일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늘어날 트래픽과 여러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박 차관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생기면 휴교해야 될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것처럼 올해 가을, 겨울에 또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