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토스, 연합진영 꾸리고 마이데이터 시장 동반 진출

은행 시스템 점검시간 등 구애 없는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독자 API+혁신 채널' 전략적 제휴
스타트업과 협력...경쟁력 강화 포석

농협은행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 모듈 개요
농협은행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 모듈 개요

NH농협은행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올 하반기 열리는 마이데이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합 진용을 구축했다. 농협이 보유한 독자 API와 토스의 혁신 서비스를 결합해 마이데이터 시장 동반 진출을 꾀한다는 취지다.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분야에서 파격적인 혁신 채널은 물론 간편결제, 송금, 디지털 서비스 등 전방위 디지털 융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통 대형 금융사와 유니콘 기업간 컬래버 효과도 기대된다.

농협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는 14일 제휴를 맺고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는 특정 망을 통해 이뤄지던 지급결제 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이 거래 종류나 여건에 따라 독자 API, 오픈뱅킹, 펌뱅킹 등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서비스다.

그럴 경우 1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는 은행 시스템 점검시간이나 통신장애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자체 보유한 예치금관리, 환전, 공과금 조회 등 140개 API를 토스에 제공하고 디지털 기반 혁신 서비스를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양사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은 올 하반기 열리는 마이데이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농협은행은 토스를 필두로 다양한 스타트업과 전방위 사업 협력 체계를 갖춘다.

특히 마이데이터 라이선스제가 도입되면 자금 없이도 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마이페이먼트 시장이 도래한다. 은행, 신용카드사는 종전 금융 서비스와 수수료 체계 붕괴가 급속히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 동안 소비자는 송금이나 물건을 구입할 때 은행 망을 활용하거나 신용카드사 '여신' 기능을 이용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장이 열리면서 이 같은 서비스 기능 상당부분을 PISP사업자로 이관된다.

새로운 금융 챌린저 탄생이 예고되는 만큼 시장에 영향력 있는 핀테크 기업과 전통 은행간 마이데이터 협력 진영을 조속히 꾸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시장에서 농협은행은 자체 API를 개발, 상용화하며 큰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시중 은행 중 가장 많은 API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까지 누적거래 금액만 5조원을 돌파했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과 해외 사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농협은행-토스 진영 형성은 의미가 크다.

앞서 농협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차세대 신기술 도입을 위한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사업을 주도한 강태영 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은 “금융권 혁신정책은 앞으로도 API를 매개로 한 데이터 개방 생태계에서 촉진될 것”이라며 “농협은행은 개방형 API정책을 통해 핀테크 기업과 상생하는 모델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