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년 흑자 전환이 목표입니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은 급한 불을 끈 후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기사회생했다. 지난달 대출 영업을 재개했다. 자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중단한 지 1년여 만이다. 영업 재개와 동시에 케이뱅크는 가계대출상품 3종을 동시에 출시했다. 이번엔 KT 통신비 환급 금융상품과 야심작인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까지 한꺼번에 선보였다. 케이뱅크는 광폭의 행보를 보이며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중심에는 이 행장이 있다. 이 행장은 자금 수혈이 급하던 케이뱅크에 소방수로 등장했다. 이 행장은 10일 “혁신 금융상품을 앞세워 올해 주요 성과를 두 배 이상 키울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행장은 KT와 BC카드를 거치며 통신 산업과 금융 산업을 두루 경험했다. 1989년 KT 입사 후 KT 부사장직에까지 올랐다. 2017년 금융보안데이터센터 오픈에 참여했다. 2018년부터 지난 2월까지 BC카드 대표직을 맡아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BC카드 온라인 플랫폼 '페이북'은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 행장은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3월 케이뱅크 행장에 새로 선임됐다. 자금난에 빠진 케이뱅크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의욕적으로 케이뱅크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부임 후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에 성공했다. 케이뱅크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이 행장은 올해 실적 두 배 달성을 외쳤다. 이 행장에게는 믿는 '카드'가 있다. 우리은행, BC카드, NH투자증권, KT로 이어지는 우군이 케이뱅크를 받치고 있다. 특히 '이문환표' 케이뱅크 전략은 전국 KT 대리점 활용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2500여 전국 매장에서 고객이 케이뱅크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발상이다.
이 행장은 “케이뱅크 주주사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KT와 비씨카드 플랫폼도 쓸 수 있다”면서 “KT는 대리점이 있고 1000만명 가까이 접속하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결합상품을 만들어 카카오뱅크와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주춤한 사이 카카오뱅크 약진이 매섭다. 케이뱅크는 거대 모바일 플랫폼을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 신규 진입 예정인 토스뱅크와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이 행장의 목표는 카카오뱅크 타도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확대를 내걸었다.
이 행장은 “인터넷은행이 국내은행 대출시장 점유율은 2%뿐”이라면서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보다 시장 전체 크기를 키울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주요 주주사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중장기 전략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