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CEO]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따뜻한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자연스럽게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오픈 도메인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 '그녀'에 등장하는 AI 운용체계 '사만다',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와 같은 챗봇을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스캐터랩은 현재까지 총 64억원가량의 누적투자를 유치했다.

[오늘의CEO]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스캐터랩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대량의 한국어 대화 데이터를 학습시키며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자연어처리(NPL)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2013년에는 첫 대화분석 서비스 '텍스트잇', 이후에는 커플 메신저 비트윈과 연동한 '진저' 등을 개발했고, 2016년에는 심리학 논문을 분석해 연애 콘텐츠를 제공하는 '연애의 과학'을 출시했다.

NPL 분야에 꾸준히 집중해 온 스캐터랩은 지난해에는 누구나 일상 대화 챗봇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기업 대 기업 AI 솔루션 '핑퐁빌더'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형 AI '이루다'까지 선보였다.

이루다는 '사람이 되고 싶은 20대 대학생'을 페르소나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다. 현재 1000명의 베타테스터를 모집해 이용자의 실제 대화 패턴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지친 일상 속에서 다른 공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한 '블림프'라는 사운드스케이프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이르면 5년 이내에 이루다를 통해 '사만다'나 '자비스'처럼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다가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AI 발전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만다에 근접한 대화 경험을 가진 AI가 조만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OpenAI가 공개한 언어 모델 GPT-3(Generative Pre-Training) 등 NPL 기술의 발전이 김 대표의 목표를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도록 빠른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완전한 대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예컨대 영화, 미술, 음악 등 취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부터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대화 능력, 대화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기억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이 앞으로도 개선된다면 보다 나은 대화형 AI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김 대표는 관측했다.

김 대표는 이루다와 같은 대화형 AI가 사람의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 조건 가운데 하나는 친밀한 관계지만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AI는 관계라는 측면에서 24시간 언제나 접근 가능하고 안정적이고, 진입장벽도 낮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화 상대로서 사람보다 더 선호되는 오픈도메인 챗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