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금융사, 마이데이터 제공 범위 갈등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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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금융사, 마이데이터 제공 범위 갈등 평행선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 논란에 대해 전자상거래 업계와 금융위원회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주문내역 정보가 신용정보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분간 대립이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네이버파이낸셜, 11번가, 이베이, 쿠팡 등 10여개 전자상거래 업체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를 불러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달 초 마이데이터 사업에 제공해야 할 신용정보 범위에 '주문내역 정보'가 포함된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전자상거래 업계가 반발했다.

전자상거래 업계는 단순 품목이 아닌 제품명과 규격, 수량 등 세부 주문내역 정보는 신용정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입법예고에 없던 중대 변경 발생에도 다시 입법예고를 하지 않은 절차상 문제점도 지적했다.

금융위는 주문내역 정보는 신용도를 평가하는 신용정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시 입법예고를 해야 할 이유가 없어 절차상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양측 입장엔 변함이 없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문내역 정보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끼리 주고받을 신용정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행령을 다시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업계는 품목과 금액 정보는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이상 세부 내역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맞섰다. 특정 사업 분야(전자상거래)에서만 정보를 공개하라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각자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금융위는 9월 초 다시 회의를 소집해 입장차를 줄여갈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협의를 지속해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면서 “주문내역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시행령을 변경하는 게 아니라 워킹그룹에서 합의사항으로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제공할 신용정보에 전자상거래 주문내역 정보를 포함시키는 것은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 바람이다. 금융권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보유한 물품 정보, 이른바 '스쿠(SKU, 스토어키핑유닛)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으면 마이데이터 사업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초개인화로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한지 예측해서 권유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면서 “그 바탕이 되는 게 구매 제품 정보”라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스쿠 데이터는 금융 거래 정보보다 큰 위력을 발휘한다”면서 “금융사가 소비 지출, 더 나아가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자상거래 기업이 스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업계는 금융사가 결제 정보를 공개한다는 명분으로 스쿠 데이터를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선불잔액이나 구매내역 정도를 서로 공유하는 쪽으로 합의를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는 “금융사가 스쿠 데이터를 끝까지 요구할 경우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면서 “모호한 전자금융사업 범위에 대해 초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