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표준계약서, 현장 적용이 중요하다.

정부가 소프트웨어(SW) 산업에 공정 계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첫 단초를 마련했다. 새해부터 SW종사자(프리랜서)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표준계약서와 SW사업자 간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간다.

SW 산업 분야 표준계약서는 업계의 숙원이었다. 표준계약서는 최근 시행된 SW진흥법에 근거했다. 계약서 마련을 위해 그동안 업계를 비롯해 관련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개발된 SW표준계약서는 △SW종사자(프리랜서)와 SW사업자 간 표준계약서 2종 △SW사업자와 사업자 간 표준계약서 4종 등 모두 6종이다.

표준계약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대되는 파급력 때문이다. 당장 SW 프리랜서 근무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SW 개발자가 근무하는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SW프리랜서 개발자 가운데 절반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작업을 수행한다. 법정 휴일과 시간외 수당은 기대하기도 어렵다. 임금 체불이나 과도한 업무 변경을 경험한 사례도 부지기수다. 표준근로계약서는 SW 프리랜서의 업무내용,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가규정을 계약서에 명시토록 했다.

SW사업자 간 표준계약서도 마련한다. 발주자가 공급자와 합의한 과업의 내용과 범위가 명확히 기재된 과업내용서를 발급하도록 했다. 계약 내용과 과업 변경은 상호 합의해 서면으로 변경토록 했다.

현장 적용이 관건이다. 정부는 SW표준계약서 활용·확산을 위해 관련 고시를 개정했다. 공공SW 사업에서 SW 공급자가 SW표준계약서를 사용할 경우 입찰 과정에서 기술평가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하도급 계약 승인 시 하도급자의 SW표준계약서 활용 현황을 반영하도록 했다.

법정 SW표준계약서이지만 처음 시도하는 단계다. 그동안의 관행과 관성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표준계약서는 SW 종사자와 SW 기업에 공정하고 일하기 좋은 SW 사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첫 단초다. 제도 공표에 머물지 말고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는지 모니터링하는 세심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