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이타적 기술로 가속화하는 코로나19 회복력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사진=인텔코리아>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사진=인텔코리아>

최근 '합리적 이타주의'라는 말을 들었다. 세계적 경제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가 언급했다.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 합리적 이타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방역뿐만 아니라 백신 공급·접종 과정에서의 타인 배려와 보호가 곧 자신을 보호하는 길임을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미국 경제 전문 통신사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4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 6위를 차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국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전 분기 대비 1.6% 성장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수치를 고려하면 올해 실질 GDP는 3% 중반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5%로 상향 조정했다.

아직 코로나19의 그림자가 지구촌 일부에 드리워져 있다. 그럼에도 방역 우수 국가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 같은 회복력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국 정부의 긴급하고 적절한 대응, 방역 관계자들의 헌신, 시민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장은 불편하지만 타인을 배려해야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이 불편을 인내하고 희생을 감수하는 이타심으로 이어진 결과다. 아탈리가 말한 합리적 이타주의이다.

기술의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많은 기술 기업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사 기술로 의료계를 지원했다. 기술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는 동안에도 미래를 위한 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경제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도구가 됐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현대 기업에 가장 중요한 명제로 떠올랐다. 미래 인력을 양성할 수 없고 소비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면 기업도 지속 성장할 수 없다. 합리적 이타주의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더욱더 화두로 된 이유가 아닐까.

인텔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의료·교육·경제 회복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촉구하고, 5000만달러 상당을 지원하는 '코로나19 대응 기술 이니셔티브'(PRTI)를 발표했다. 세계 170개 조직이 23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전체 분석, 의료 인공지능(AI), 의료 모빌리티 분야에서 총 9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인텔 기술은 국내 의료기업과 조직이 데이터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접촉을 효과적으로 추적해서 빠르게 테스트 프로토콜을 구축하도록 도왔다. 원격으로 이미지를 분석해서 저렴하고 신속하게 코로나19를 진단하는 등 확산 예방에도 기여했다.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 개발과 유전자 분석 연구 등 치료제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에도 인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아탈리는 코로나19 시대에는 기술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이 인간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노동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등 인류를 돕는 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을 나누고 공유하는 데에는 국경이 있을 수 없다. 코로나19로 비롯된 과제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 산적했다. 인텔은 2000만달러 상당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인텔 라이즈 기술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사회 평등과 인권, 장애인 접근성 개선, 기후 대응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는 어렵다. 인류 모두의 회복력 복원을 위해 지구촌이 합리적 이타주의로 협력해야 할 때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 ms.kwon@int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