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미래지향적 방송규제체계 수립을 위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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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위원장
<한상혁 위원장>

이달 1일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는 개정 방송법 시행령이 시행됐다. 중간광고나 광고총량에 대한 매체별 차등 규제 문제를 해소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수십년 전 지상파방송 독과점 상황에서 만들어진 규제 체계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도록 합리화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 개선의 일환이다.

그동안 미디어 환경이 지상파방송 중심에서 다매체·다채널 환경으로 변화하고 디지털 기술 진화에 따라 1인 미디어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까지 구조적 변화를 겪으면서 미디어 이용 행태도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변했다.

지난 10년 동안 온라인 광고 시장이 약 1조9000억원에서 약 7조3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한 반면에 지상파방송 광고 시장은 약 2조4000억원에서 약 1조원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시장 진입을 예고하면서 콘텐츠 제작·유통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광고 규제의 경우 미디어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전통적 미디어 위주의 낡은 규제 틀이 유지돼 왔다. 이는 방송사의 재원 구조를 악화시켜 콘텐츠 제작 기반 약화와 콘텐츠 품질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해묵은 방송 규제를 급변하는 환경에 맞게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다.

물론 중간광고 등 방송광고 규제 완화가 시청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방통위는 이러한 시청권 침해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개정 방송법 시행령에 중간광고 편성 시 방송프로그램 성격과 주 시청 대상을 고려, 프로그램 온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등 중간광고 허용 원칙을 명확히 담았다.

그리고 규제 틀 밖에서 편법적으로 운영해 시청자에게 불편을 준 분리편성광고(PCM)에도 중간광고의 시간·횟수 기준을 통합 적용, 제도 안으로 포섭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방송사가 사실상 동일한 프로그램을 인위적으로 2부, 3부로 분리해 그 사이에 편성하던 광고들이 개정령 시행 이후 거의 사라졌다. PCM을 하더라도 중간광고와 동일하게 1분 이내에 끝나게 돼 시청자 불편이 개선됐다. 또 중간광고 시작 전에 눈에 잘 띄게 중간광고 고지가 이뤄져 시청자 선택권이 강화됐다.

앞으로도 방통위는 시청권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새로운 제도 시행에 따른 시청자 영향을 평가해서 제도를 보완하고, 규제 혁신에 따른 추가적인 시청자 보호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다. 시청자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방송 참여 확대를 할 수 있도록 방송사 시청자위원회 및 시청자평가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진정한 의미의 시청자 복지는 시청자가 양질의 콘텐츠를 누리는 것이다. 콘텐츠 무한경쟁 시대에 맞춰 방통위는 기존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서 원칙 허용, 예외금지 형태의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도입하는 한편 글로벌 환경 변화에 맞는 미래지향적 방송광고 규제체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지상파방송사는 콘텐츠 투자 확대와 구체적인 경영 혁신 노력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방송 규제 혁신이 글로벌 미디어 시대, 우리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미디어 전반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어서 진정한 의미의 시청자 복지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kccchairman@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