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리튬배터리 음극 용량 2.6배 높이는 전처리 용액 개발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제작시 활용
실리콘 비율 50%↑ 리튬 소모 차단
250회 충·방전에도 용량 87.3% 유지
전기자동차 주행거리 획기적 향상 기대

KIST 연구진이 전처리 용액을 적용한 고용량 전지를 평가하는 모습.
KIST 연구진이 전처리 용액을 적용한 고용량 전지를 평가하는 모습.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리튬 배터리에 쓰이는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이민아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연구원, 홍지현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연구원, 정향수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연구원팀이 리튬 배터리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제작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전처리 용액을 개발해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 늘리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 대비 용량이 2.6배 이상인 음극 소재를 제작했다.

리튬 배터리는 생산과 안정화 공정에서 리튬이온 일정량이 영구 손실된다. 이것만 막아도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리튬 배터리는 대부분 음극 소재로 흑연을 쓰는데 실리콘이 흑연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이 5~10배 높다. 다만 흑연보다 3배 많은 리튬을 소모해 대안으로 흑연-실리콘 복합전극이 주목받는다. 실리콘을 늘리면 용량은 커지는데 이때 리튬이온 초기 손실도 함께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실리콘 함량을 15% 이상 늘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리콘 함량이 50%면 전체 리튬 40%가 초기 손실된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손실될 리튬을 추가로 공급하는 '사전 리튬화 방법'이다. 연구팀은 리튬이온이 담긴 용액을 활용 실리콘 전극 초기 리튬 소모를 차단한 바 있다. 이를 흑연-실리콘 혼합소재에 적용하고자 했는데 실리콘과 흑연은 리튬 저장 원리가 달라 흑연 구조가 파괴됐다. 연구팀은 용액 내 분자 상호작용 세기를 조절, 흑연 파괴가 없는 새로운 용액을 개발했다.

흑연-실리콘 전극을 용액에 1분 정도 담그면 실리콘 비율을 50%까지 올려도 초기 리튬 소모 현상을 완전히 차단한다. 첫 충전 시 100%에 가까운 높은 초기 효율을 보였다. 흑연만 사용한 음극 대비 약 2.6배 높은 용량을 가지며 250회 충·방전 시험 후에도 87.3% 용량이 유지됐다.

이민아 연구원은 “기존 15% 이내에 머물던 흑연-실리콘 복합음극 내 실리콘 함량을 50% 이상으로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현 연구원은 “KIST 내부 연구원들의 활발한 협력 연구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었기에 우수한 성과를 얻는 것이 가능했다”며 “안전하고 대량 양산에 적합한 기술로 실제 산업화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사업(중견연구, 신진연구) 및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15.419, JCR 분야 상위 6.621%) 최신 호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