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개인사업자·기술CB 신평사 나온다...마이데이터 제3산업 'CB'두고 빅테크-금융 격돌

1호 개인사업자·기술CB 신평사 나온다...마이데이터 제3산업 'CB'두고 빅테크-금융 격돌

국내 1호 개인사업자·기술 신용평가(CB)회사가 이르면 오는 9월 탄생한다.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 이후 신용평가회사가 아닌 금융회사가 CB업 인가를 받는 첫 번째 사례다. 특히 개인사업자CB의 경우 800조원에 이르는 자영업자 대출시장을 잡기 위한 빅테크와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개인사업자CB, 한국기술신용평가는 기술신용평가(기업CB)에 각각 본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두 금융사가 CB업 영위를 위한 본허가 신청서를 최근 접수했고, 심사기간은 1개월 정도 소요된다”면서 “큰 변수가 없다면 9월에 정식 의결을 받고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중금리 시장 활성화 정책과 함께 올 하반기에 신용평가업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사업자CB 분야에서 신한카드가 가장 앞서자 업계는 경계하는 분위기가 팽팽하다. 신한카드가 800조원이 넘는 자영업자 대출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삼성·KB국민·현대·비씨카드 등 후발주자도 개인사업자CB 예비허가 신청을 한 상태다.

개인사업자CB는 카드사 외에도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이들 모두 자영업자 대출과 연계한 CB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만큼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B사를 통한 마이데이터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예컨대 CB사가 제공하는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에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맞춤형 대출서비스 추천 등 초개인화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이미 '마이크레딧'이라는 자체 개인사업자 CB 서비스를 선보인 신한카드는 가맹점 결제 정보 등에 외부기관에서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더해 자영업자 CB 모델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신용평가모델을 다른 금융사에 판매·유통할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를 위한 토털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매출 정보 기반으로 개인사업자 마케팅 전략을 짜고, 가맹점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기술신용평가에는 한국기술신용평가가 처음으로 본허가 획득에 바짝 다가섰다.

기업CB는 기업등급제공업, 기술신용평가업, 정보조회업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정보조회업에는 더존비즈온이 본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한국기술신용평가가 본허가를 신청한 분야는 기술신용평가업(TCB)이다. TCB는 적정한 기술평가를 통해 우량 기술을 통한 사업화 제품 및 상품이 회사의 성장과 수익성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업무다.

지금까지 한국기업데이터, 나이스평가정보, 이크레더블, 나이스디엔비, SCI평가정보 등 5개사가 TCB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기술신용평가는 나이스평가정보 출신들이 만든 신생 회사로,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지식재산 전문기업 위즈도메인이 100% 출자한 회사다. 위즈도메인은 130여개국의 특허정보, 특허보유 기업의 재무정보 추이, 기술 분쟁정보 등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기술신용평가 관계자는 “혁신모험펀드 활성화에 발맞춰 융자뿐만 아니라 투자에 특화한 TCB를 제공한다”면서 “은행, 신기술사업금융업, 창업투자회사,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기관의 의사결정 지원이 목표”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앞으로도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신규 허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