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기체보다 운송비 70% 절감"…액화수소, 수소경제 핵심 부상

25톤급 액화수소 탱크로리 활용 땐
'1회 운송 수소 양' 10배 이상 증가
SK E&S·효성중공업·가스公 등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 투자 활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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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 확보가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액화수소 방식의 경제성이 월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액화수소는 기존 고압기체 튜브트레일러 운송과 비교할 때 70% 이상 운송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25톤급 액화수소 탱크로리를 이용하면 고압가스 튜브트레일러보다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양이 약 10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기업과 기관들은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경제를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액화수소 확산을 통한 경제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B투자증권은 '그린인프라:저장과 운송은 액화수소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수소 경제성 확보를 위해 수소 도매가격 40%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비 하락이 필요하다”면서 “고압기체 튜브트레일러 대신 액화수소로 운송 시 70% 이상 운송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국내 기업이 주력하는 대부분 수소 생산 모델은 부생수소 및 추출수소로, 천연가스 가격 하락 없이는 큰 폭 생산단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수소 사업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운송비 절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액화수소”라고 강조했다.

현재 상용급으로 활용 가능한 수소 저장·운송방식은 '고압 기체수소'와 '액화수소'뿐이다. 고압 기체수소는 200바(bar) 이상 고압으로 수소를 저장하는 반면에 액화수소는 기체상태 수소를 영하 253도 극저온 상태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고압 기체수소와 달리 대기압에서 저장이 가능하고, 부피도 80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송방법을 고압 기체 튜브트레일러에서 액화 수소 트럭으로 변경할 때 수소충전소 운송비는 평균 710원으로 70% 이상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25톤급 액화수소 탱크로리를 이용하면 고압가스 튜브트레일러에 비해 1회 운송할 수 있는 수소 양은 약 10배 이상 증가한다.

실제로 현재 운영되는 수소충전소에서 운송비가 수익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소충전소 수소 판매가격(소매가격)은 수소 매입가격(도매가격)에 판매마진을 붙여 결정된다. 보고서는 수소충전소 평균 수소 매입 가격이 ㎏당 6000~7500원인데 이중 운송비용은 평균 ㎏당 2600원으로 수소 도매가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수소판매가격은 ㎏당 7000~8800원 수준으로 수소 매입가격을 제외하고 남는 금액이 kg당 1000원대에 불과하다.

국내 대기업과 주요 기관도 수소경제를 앞당기기 위해 액화수소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SK E&S, 효성중공업, SK가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기업이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SK E&S는 2023년까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부지에 수소 액화플랜트를 완공해 연 3만톤 액화수소를 수도권에 공급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세계적인 가스·화학회사 린데와 합작해 효성그룹 보유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에 2023년까지 연산 1만3000톤 규모 액화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GS칼텍스와 손을 잡고 2024년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을 활용한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을 구축할 예정이다.

에너지 업계는 국내에서 수소경제를 앞당기기 위해 액화수소를 활용한 가격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수소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수소 가격 안정화가 1순위 과제로, 액화수소는 수소산업 활성화에 획기적 전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기업 선제 투자에 정부 차원 다양한 지원책이 뒷받침된다면 경제성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