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빠졌네”…아이폰14에나 기대할 것들

아이폰13. 사진=애플
아이폰13. 사진=애플

애플이 첫 아이폰을 출시한 지 14년이 흘렀다. 이제 아이폰은 하나의 상징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 중 하나이자 시가총액 2조5000억달러(약 2912조5000억원)를 돌파한 애플 사업의 중심이다. 그만큼 매년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애플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3'을 공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고의 아이폰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최고의 제품”이라며 아이폰13 시리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기대했던 큰 '혁신'은 보이지 않고 카메라 등 일부 기능 개선만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외신들도 혹평을 내놨다. 뉴욕타임즈는 14일(현지시간) 아이폰13 공개 행사 직후 “큰 변화는 없었다”고 평했다. 이어 “애플은 올해 아이폰13 업그레이드가 중요한 혁신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전작 아이폰12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신제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보도를 통해 “애플은 약간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살짝 개선함으로써 고객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쓰기를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아이폰13에 대해 “애플 아이폰 역사상 가장 약한 업그레이드”라며 “현재 아이폰 이용자가 새로운 폰으로 바꿀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올해는 업그레이드되길 바랐지만 결국 '아이폰13'에서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 전 모델 120Hz 고주사율

아이폰13 고급형 프로 라인에는 120Hz 가변 재생률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사진=애플
아이폰13 고급형 프로 라인에는 120Hz 가변 재생률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사진=애플

아이폰13과 아이폰13 미니는 올해도 120Hz(헤르츠) 주사율을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13 프로와 프로맥스에 처음으로 120Hz 주사율을 적용했다. 1초에 화면을 출력하는 횟수를 뜻하는 주사율은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 속 콘텐츠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6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전작(아이폰12 프로) 대비 개선된 수치다.

애플이 120Hz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다소 '뒤늦게' 채택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애플은 그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등 다른 스펙은 강조하면서도 디스플레이 주사율은 60Hz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경쟁사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공개한 '갤럭시S20' 때부터 120Hz 디스플레이를 본격 지원해왔다. 최신 플래그십 '갤럭시S21' 또한 전 모델 모두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 완전한 '풀스크린'

“M자 탈모로 불리는 노치, 줄어들긴 했는데...”

올해 아이폰13은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재설계, 상단이 움푹 파인 듯한 노치 면적을 20% 줄이고 디스플레이 영역을 확장했다.

왼쪽 아이폰13, 오른쪽 아이폰13 미니. 사진=애플
왼쪽 아이폰13, 오른쪽 아이폰13 미니. 사진=애플

면적 축소에도 여전히 노치가 차지하는 텅 빈 부분이 또렷하다. 경쟁사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현재 안드로이드폰 대부분은 전면 상단에 작은 카메라 구멍인 '펀치홀'만 뚫는 형태 또는 카메라를 화면 밑으로 넣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로 완전한 풀스크린을 구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직접적으로 저격했다. 아이폰13 공개 행사 이후 삼성 미국법인 공식 트위터에는 “2021년에도 여전히 노치가 있다는 걸 상상해보세요(Imagine still having a notch in 2021)”라는 글이 올라왔다. 삼성은 지난 8월 3세대 폴더블 '갤럭시Z폴드3'에 UDC 기술을 처음 적용한 바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국법인 공식 트위터(@SamsungMobileUS)
사진=삼성전자 미국법인 공식 트위터(@SamsungMobileUS)

◇ 터치ID

결국 지문인식 '터치ID'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이폰12 등 최신 아이폰 사용자들이 기대했던 기능이다. 얼굴인식 '페이스ID'는 최근 코로나19로 늘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에서 반쪽짜리 기능이 됐다. 마스크로 인해 얼굴인식이 안된다면 수동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X에서 홈 버튼을 없애며 터치ID를 페이스ID로 대체했다. 4년이 지난 올해도 여전히 터치ID는 제외됐다.

물론 애플은 코로나 시국에 놓인 페이스ID를 위한 노력을 했다. 지난 4월 배포한 아이폰 운용체계 'iOS14.5'를 통해 애플워치로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어떤 방식으로든 터치ID 복귀를 바라고 있다.

◇ USB-C

올해도 아이폰은 라이트닝 커넥터와 함께다.

강화되는 'USB-C 흐름' 속에서 아이폰만은 라이트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맥북,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에어 등은 USB-C 포트를 채택하고 있어 일각에선 올해 아이폰13 또한 USB-C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었다.

아이폰13의 라이트닝 커넥터에 대해 미국 CNN은 “환경문제를 들어 기본 구성품에 충전기·이어폰 등은 제공하지 않으면서 라이트닝은 왜 계속 유지하는지 의문”이라며 “아이폰 충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보유한 USB-C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다면 환경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올해는 건너뛰겠다”...내년 '아이폰14'는?

올해 아이폰13에서 보지 못한 업그레이드가 내년엔 반영될까.

최근 유명 IT 팁스터(정보 유출가) 존 프로서는 유튜브를 통해 '아이폰14 프로맥스' 예상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후면 카메라 범프가 완전히 사라져 일명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오는 디자인)'가 완화됐다. 디스플레이 상단 노치가 제거되고 갤럭시와 유사한 펀치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지난 6월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밍치궈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도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애플이 2022년에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2023년에 노치 없는 완전한 풀스크린을 구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14에 대한 여러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14에 8K 동영상을 지원하는 48MP 카메라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애플워치 일부 에디션에만 적용된 적이 있는 티타늄 프레임을 사용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