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송버드코인' 주인 찾기, 투자자-거래소 갈등 심화

4대 거래소, 에어드롭 지원 공지
기술적 문제 등 배분 시기 미정
시간 지날수록 수익 기회 잃어
전문가 "기술 검증 하루면 충분"

수백억 '송버드코인' 주인 찾기, 투자자-거래소 갈등 심화

리플(XRP) 에어드롭으로 지급된 수백억원 규모 송버드(SGB) 코인 배분 갈등이 투자자와 거래소를 둘러싸고 확전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원화마켓을 서비스하는 4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는 송버드 배분 문제로 투자자들 민원이 지속 이어짐에 따라 모두 에어드롭을 지원하기로 이달 공지했다. 그러나 플레어네트워크 정상가동 확인 여부, 입출금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에어드롭 일정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 10월 1일자 22면 참조>

투자자들이 송버드 배분 일정 지연에 대해 크게 항의하는 이유는 실시간으로 투자 수익 기회가 유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버드의 경우 협력사를 선택해 위임하면 리워드로 1~3% 이자를 매주 단위로 제공하는데, 이는 현재 시세로 1만 송버드를 보유한 투자자가 매주 23만원 수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와 같다.

이와 더불어 오는 11월 추가로 진행될 예정인 엑스파이(EXFI) 토큰 에어드롭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플레어네트워크는 11월 5일 기준으로 송버드를 보유한 투자자에게 기준에 맞춰 엑스파이 토큰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일정을 공지한 상태다. 이날까지 송버드 지급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에어드롭 대상에서 배제돼 추가 수익 기회에서 배제될 수 있다.

거래소들이 지급 지연 사유로 내세우고 있는 '플레어네트워크 안정성'도 지급과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버드는 카나리네트워크 상에서 돌아가는 토큰이며 이미 해외 거래소 '비트루' 등에서 상장이 이뤄져 정상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래소 전자지갑이 아닌 개인 전자지갑으로 스냅샷을 진행했던 투자자들은 어려움 없이 토큰을 지급받아 스테이킹(코인 예치 서비스) 등을 진행 중이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는 송버드 에어드롭, 엑스파이 토큰 에어드롭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아예 자체 코인마켓에 상장시키기로 결정했다. 고팍스보다 규모가 큰 거래소들이 기술적 문제로 에어드롭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쓰임새가 늘어남에 따라 송버드 시세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당 0.27달러에 거래됐던 송버드는 익일 0.67달러까지 2배 이상 급등, 6일 기준 약 0.6달러에 거래 중이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거래소가 해당 가상자산을 붙잡아 두는 것은 고객자산 횡령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후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집단 소송을 추진하는 방안을 지속 고려 중이다. 실제로 중소 거래소 중 일부는 투자자에게 돌아가야 할 에어드롭 코인을 중간에서 착취해 수익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기술적·비용적 문제로 모든 에어드롭을 지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나 이 핑계를 통해 오랫동안 부당 이득을 취해온 관행이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며 “에어드롭 지원 역시 높은 수준의 기술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 통상 하루 정도면 마무리되는 작업을 대형 거래소들이 오랫동안 지체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