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지능형사물인터넷, 삶과 미래를 잇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

최근 사물인터넷(IoT)은 5세대(5G) 이동통신 등 고속의 네트워크,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며 '지능형사물인터넷(AIoT)'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센서가 생산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AI가 처리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 방식의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콜드체인 관리에서도 지능형사물인터넷을 찾아볼 수 있다. 백신은 온도 이탈이 발생하면 백신 자체를 폐기해야 하므로 장비 고장 예방이 중요하다. 과거에도 콜드체인에 온도센서가 활용되었지만 온도가 변화한 이후에야 상황을 알려줬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능형사물인터넷은 온·습도, 진동 센서 등이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고장 징조가 있을 경우에 미리 인지할 수 있도록 경고를 띄워주고 있어 보다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백신 접종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능형사물인터넷은 가정과 지역사회에 확산돼 헬스케어, 스마트 홈, 안전관리 등 편리한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제조설비 고장을 예측하거나 발전 설비 가동 효율을 높이는 등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AI와 결합 추세와 더불어 사물인터넷의 또 다른 진화 흐름은 더 빨라진 융합이다. 이전에도 사물인터넷은 다양한 산업, 기술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스를 창출해 왔지만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며 융합 속도는 두드러지게 빨라졌다. 2020년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IoT 연결 개수는 2020년 126억개에서 2025년 269억개로 약 2.1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화된 센서·디바이스가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5G 등 발달한 네트워크가 대량의 데이터를 옮길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계가 더 다양하고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또 다른 현실이라고 불리는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은 수많은 센서네트워크 기반 위에서 더욱 현실 같은 세계를 구현해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국가적 차원에서 지능형사물인터넷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4월에는 '지능형 사물정보통신 진흥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이 법을 통해 이미 우리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온 지능형 사물인터넷을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지원하게 된다면 성장 잠재력이 큰 지능형사물인터넷 산업에서 우리 IoT 기업들이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AIoT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에만 345억원을 투자, 전략 분야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신서비스를 발굴하고 유망한 기업을 육성하고 지능형사물인터넷 핵심 기반이 되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시도하는 전략 분야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소규모 지원 한계를 벗어나 세계에서 통하는 킬러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새로운 서비스가 촉발될 수 있도록 국내 업계와 여러 기관 간 소통의 자리도 계속 마련해 왔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사물인터넷 진흥주간은 20일부터 사흘간 온·오프라인으로 병행·개최되며 전시회, 콘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된다.

올해 사물인터넷 진흥주간 캐치프레이즈는 '지능형 사물인터넷, 삶과 미래를 잇다!'이다. 코로나19 이후 사람 간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사회적 관계의 결핍과 생산성의 저하가 우려되었지만 디지털 연결이 그 자리를 빠른 속도로 메우고 있다. 사물인터넷 진흥주간을 통해 산학연이 함께 발전방향을 모색함으로써 향후에도 사물인터넷이 코로나19 이후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미래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 차관 andrea517@korea.kr